한번 파헤쳐져 황톳빛 속살을 드러낸 경북 문경 장성봉 일대 백두대간이 푸르던 옛 모습 그대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광업용 돌을 캐던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일대 백두대간 완충구역이 폐광 이후 제대로 산림복구가 되지 않아 주변 푸른 산과 대조적으로 황폐한 모습이다. 이곳은 북에서 뻗어 내려온 백두대간이 불교 쇄신의 상징인 봉암사를 품은 희양산에서 악희봉, 장성봉, 곰넘이봉, 대야산, 속리산국립공원으로, 남으로 뻗어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1985년부터 2000년까지 15년 동안 계속된 채광으로 울창했던 산림 20만3632㎡가 훼손됐다. 이후 광업소와 소송 등으로 장시간 방치됐던 이곳에 산림복구공사가 진행됐으나, 예전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는 백두대간 일대를 보호하기 위해 2005년 9월9일 `백두대간 보호구역’을 지정했다. 국토의 2.6%, 전체 산림의 4%다. 백두대간은 국립공원 7곳을 포함해 6개 도 32개 시·군에 걸쳐 한반도를 관통하는 핵심 생태축이다. 산림청은 지난달 23일 경북 김천 바람재 등 30곳을 백두대간 보호지역으로 추가 지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호구역 지정 10여년이 지난 지금, 강릉 자병산 일대 등 계속되는 막개발과 12개 지역 폐광산에 대한 복구 미흡으로 백두대간은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문경/김태형 이정아 기자 xogud555@hani.co.kr
17일 오후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백두대간 보존지역 일대가 오래된 돌채취로 파헤쳐 진 뒤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 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경/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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