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농부가 어느 성인 축제일이 다가오자 티티새 대여섯 마리를 잡아 가지고 와서 아내에게 요리하라고 주었다. "이봐, 숫놈 티티새를 잡아 왔으니 저녁 반찬으로 잘 요리해 줘! " 그러자 아내가 그것을 받아 보고는 이렇게 대꾸했다. " 이것은 암놈이에요. 당신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 남편은 아내를 쳐다 보며 대꾸했다. " 아니야, 숫놈이야! " 아내는 지지 않고 우겼다. " 아니에요, 암놈이에요. " 둘 사이에 이 문제를 두고 서로 옥신각신 말다툼이 오갔다. 아내가 옳다고 계속 주장하고 물러서지 않자 남편이 화가 치밀어 굵은 몽둥이로 아내를 두들겨 팼다. 그러나 아내는 두들겨 맞으면서도 암놈이라고 버티며 굽히지 않았다. 남편은 아내의갈빗대가 부러질까 봐 더 이상 못 때리고 몽둥이를 놓았다. 다시 일년이 지나 성인 축제일이 돌아왔다. 아내는 1년 전의 싸움을 생각하고 남편에게 말했다. " 벌써 1년 전이네요. 당신이 잡아 온 새가 숫놈이라고 나를 두들겨 팼었죠? " 남편은 화를 내며 말했다. " 그건 숫놈이었어. " 아내도 물러서지 않았다. " 아니예요, 암놈이었다니깐! " 이래서 또 싸움이 일어나고 몽둥이가 날아왔다. 그후 17년간 부인이 죽을 때까지 이 부부는 해마다 한 번씩 성인 축제일만 되면 같은 싸움을 되풀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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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오늘도 우리 주변에는 티티새가 숫놈이었는지 암놈이었는지 쓸데 없는 것을 따지면서 싸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아주 사소한 일에 자기들의 귀한 인생을 망쳐버립니다. 그 티티새가 숫놈이든 암놈이든 무엇이 문제가 됩니까? 쓸데 없는 자존심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맙니다. 사소한 시빗거리가 본질을 잊게 만듭니다. 지나간 일들을 잊을만하면 또 꺼내 따지고, 지난 날 받은 상처가 있다며 불쑥불쑥 꺼내 사람을 원망합니다.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버려야 합니다. 큰 일을 두고 사소한 일에 메달려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하다가는 때를 놓치고 맙니다. 쓸 데 없는 의심, 쓸 데 없는 미움, 쓸 데 없는 고집, 쓸 데 없는 말다툼, 하잘 것 없는 자존심 싸움, 이런 것들이 본말이 전도된 삶으로 우리를 이끌고 갑니다. 감염병과 민생 등 문제가 산적한 데 국회는 추장관의 아들 문제로 연일 시끄럽습니다. 떠든다고 해결될 것이 없고 검찰에서 수사하면 끝날 문제인데 이렇게 논란을 벌리는 것은 야당은 이 문제로 주무장관의 도덕성에 상처를 입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여론을 일으키려고 하는 듯합니다. 결국 정치권의 목적은 국민의 이익에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을 차지하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병하 목사(양주 덕정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