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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순례기

“에티오피아 소녀가장에 희망 염소를”

등록 2010-02-17 15:20

종교의 벽 허문 <삼소회>의 나눔 제안

각 종단 여성 수도자들 함께 3년간 5만마리 보내기 운동

 

 

아프리카 북동부에 있는 에티오피아는 영아사망률 세계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힘들게 살아난 어린이들도 굶기를 밥 먹듯 한다. 인구 40% 이상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간다.  그곳에서 여자로 태어난 아이들의 서러움은 더하다.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상당수가 열다섯살도 못되어 성적 학대를 받고, ‘준비 안 된 출산모’가 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그 해맑은 소녀들이 눈물을 닦고,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노래하고 친구와 뛰어놀 수 있도록 해줄 수는 없을까.

 

그런 날을 만들기 위해 한국의 여성 수도자들이 나섰다. 가톨릭과 성공회 수녀들과 개신교 언님(개신교의 독신 여성수도자)들, 불교 비구니 스님들, 원불교 여자교무들의 모임인 삼소회(三笑會)가 ‘에티오피아 소녀·여성돕기’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삼소회는 지난해 여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내한했을 당시 유엔재단의 소녀·여성돕기 기금 창설멤버로 참여할 것을 권유받았다. 6·25 때 유엔참전국의 하나로 한국을 도운 에티오피아의 국민이 고초를 겪고 있으니, 이제 경제력을 갖춘 한국에서 도울 차례라는 것이었다. 삼소회 창단 멤버인 김지정 교무는 “하지만 거대한 교단들이나 종교단체들과 달리 삼소회의 힘은 너무 미미해서 이런 큰일을 감당해내기가 쉽지 않아 밤잠을 못 이루고 고민했다”며 “그러나 고통받는 에티오피아 소녀들의 소식을 듣고 이를 외면할 수 없어서 여성수도자들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엔은 에티오피아의 소녀 가정에 염소를 한 마리씩 선물하는 안을 제안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염소 한 마리는 2만원이다. 염소 한 마리는 젖을 짜서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먹일 수 있고, 또 새끼를 낳아 학비의 밑천으로 삼을 수 있다고 한다. 염소 한 마리가 고통 받는 에티오피아 소녀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소회는 앞으로 3년간 10억원을 모아 염소 5만마리를 에티오피아 가정에 보내기로 하고 모금활동을 벌인다.  한 달에 몇십만원도 되지 않는 돈으로 내핍과 절제를 미덕으로 살아가는 여성수도자들에게 10억원은 감당하기 쉽지 않은 금액이다. 공연기획사 등에서 삼소회란 이름만 빌려주면 대형 공연을 통해 모금해주겠다는 제안이 오기도 했다. 그러나 삼소회는 어려운 소녀들을 돕는 일인 만큼 힘이 들더라도 수도자들이 손수 나서보기로 했다.

 

첫 모금 행사로 시화전 열어

 

첫번째 모금행사는 전시회다.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각계 유명인사들이 기부한 그림과 글씨, 시화 등을 모아 전시를 해 판매 수익금을 기금에 보태고, 전시장에서 모금도 한다.

 

전시를 위해 정진석 추기경이 수묵화 한 점을 기증했고, 원불교 경산 종법사는 친필 족자를 내줬다. 도올 김용옥도 그림 3점을 내놓았고, 이해인 수녀는 친필 시화 5점을 보내줬다. 또 최근 <나는 걷는다 붓다와 함께>를 출간한 히말라야 수행승 청전 스님은 염소 25마리를 보냈고, 신영복 교수는 시화 ‘꽃처럼 바람처럼’을 보내줬다. 도자 작가 김기철, 신현철씨가 작품을 내줬고,  판매는 하지 않지만 고 김수환 추기경이 서명한 대형 도자기도 전시된다.

 

 

1988년 장애인올림픽을 앞두고 장애인을 위한 음악회를 열면서 여성수도자 20여명이 모여 시작한 삼소회는 지난 2006년엔 종교간 화합과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기 위해 인도와 이스라엘, 영국, 이탈리아 등 세계 주요 종교 성지를 함께 순례하기도 했다. 02-723-2996. 계좌 우체국 100362-01-003471.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이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지금 용서하고 지금 사랑하라>(비채 펴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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