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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악몽’ 이긴 김보름, “앞으론 웃는 모습만 보일게요”

등록 2022-02-19 18:35수정 2022-02-19 20:55

베이징올림픽 매스스타트 8분16초81 5위
“메달 못 따도 응원에 지금 더 행복”
김보름이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보름이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보름(29·강원도청)이 4년 전 평창의 아픔을 딛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잘못된 비난으로 4년간 망가진 마음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강인함을 보였다.

김보름은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8분16초81의 기록으로 5위에 자리했다. 2018 평창 대회 매스스타트 은메달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400m 트랙 16바퀴(6400m)를 돌아야 하는 경쟁에서 5위에 이른 것은 그의 피나는 노력을 웅변한다.

결승선을 통과한 김보름은 시원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꼈을 것 같다. 김보름은 2018 평창 올림픽 팀추월에서 늦게 들어온 노선영을 챙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특정선수를 배제하는 ‘왕따 주행’은 없었다는 게 정부 감사에 의해서도 확인됐지만, 그를 향한 공격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다행히 “가해자가 피해자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상황”(김보름 SNS)은 최근 법원 판결로 바로잡히게 됐다. 이날 집념의 승부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내기 위한 독기에서 나왔을 것 같다.
김보름이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준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보름이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준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보름은 이날 메달권에 들지 못했지만, 특유의 노련함과 승부욕을 보여주었다. 김보름은 결승 직전 열린 준결승에서 막판 코너를 돌아 나오다 바로 앞서 달리던 선두 다카기 나나(일본)가 넘어지면서 충돌 위기를 맞기도 했다. 만약 접촉을 했더라면 결승 진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승전에서도 김보름은 초반 가장 뒤쪽에서 출발했고, 중반 이후 기회를 틈타 추월하는 효율적인 경기를 폈다. 4바퀴를 돌 때마다 1위 통과 선수가 최고 3점의 점수를 받는 매스스타트에서는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하지만 최종순위는 마지막 결승선 통과 때 주어지는 점수(1위 60점, 2위 40점, 3위 20점)에 의해 갈린다. 때문에 중간에 치고 나가는 선수를 뒤쫓기보다는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막판에 터트릴 힘을 비축해야 한다.

김보름은 이날 결승전 중반에서도 앞서 달리던 선수가 넘어졌지만 피해 나갔고, 2~3바퀴를 남겨둔 막판에는 선두권에도 나서는 등 속도를 높이며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평창 대회 이후의 마음고생, 코로나19로 인한 국제대회 경험 부족 등의 요인으로 끝까지 힘을 유지하지는 못했다.

김보름은 경기 뒤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또 아무도 응원을 안 해주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오늘 이렇게 많은 분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레이스 중반 이후부터 앞쪽에 있겠다고 작전을 세웠는데 조금 서두른 것 같다. 마지막에 체력 부담이 있었지만 올림픽을 준비하며 정말 많이 노력했고, 최선을 다해 과정에 후회도 없다.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가장 두려웠던 것은 다시 사람들에게 제가 부각되고, 또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었다.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됐다. 응원이 없었다면 5위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올림픽 때마다 눈물 흘리는 모습밖에 못 보여드렸다. 이제 밝게 웃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날 우승은 이레네 슈하우턴(네덜란드)이 차지했고, 이바니 블롱당(캐나다)와 프란체스카 롤로브리지다(이탈리아)가 2~3위에 올랐다.

한국의 박지우(강원도청)는 준결승전에서 엉켜 넘어지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베이징/이준희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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