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2위로 들어온 뒤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두 바퀴를 남겨두고 벌어진 막판 각축. 곽윤기의 ‘광속 질주’가 시작됐다. 비록 추월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한국은 값진 은메달을 챙겼다.
황대헌(23·강원도청), 곽윤기(33·고양시청), 이준서(22·한국체대), 박장혁(24·스포츠토토), 김동욱(28·스포츠토토)으로 구성된 한국 쇼트트랙 남자대표팀이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남자 계주 5000m 결승전에서 막판 폭발적 질주로 6분41초67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1500m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은 곽윤기와 함께 막판 스퍼트를 이끌었고, 1000m 준준결승에서 스케이트 날에 손등을 찢긴 박장혁은 부상투혼을 발휘했다. 박장혁과 이준서 등은 첫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걸어 기쁨이 두배였다.
이날 결승전에는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중국, 이탈리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등 5개 나라가 대결했다. 나라별로 4명의 선수가 111.12m의 트랙을 45바퀴 돌아 순위를 가리는 계주 5000m의 특성상 지구력과 정교한 선수 교대, 밀어주기와 체력배분 등이 필요하다.
박장혁이 첫 주자로 출발한 뒤 곽윤기, 이준서, 황대헌 순서로 주행한 한국은 초반부터 1위로 나섰고, 그 뒤를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뒤따랐다. 박장혁은 손등을 11바늘 꿰맨 상태에서 선수 교대 때 다음 주자의 엉덩이를 힘껏 밀어주는 등 온힘을 다했다. 5개팀 20명의 선수들이 붐비는 링크에서는 충돌을 막기 위해 더 긴장해야 했다.
한국은 20바퀴를 넘은 시점에 캐나다와 이탈리아의 추격을 받았고, 이후 캐나다에 이어 2위로 달렸다. 한국은 막판 5바퀴를 남겨둔 시점으로 황대헌이 선두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모든 팀들이 마지막 남은 힘을 발휘하는 시점. 황대헌의 추월 시도는 캐나다를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박장혁과 곽윤기의 맹렬한 추격에도 캐나다가 달아나면서 간극을 좁히지는 못했다.
분홍색 머리로 염색한 맏형 곽윤기는 이날 준결승 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두 바퀴를 책임지면서 제몫을 다했다. 곽윤기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일 될 듯하다. 기억에 남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는데 뜻을 이뤘다.
올해 4대륙챔피언십 1위를 차지한 캐나다가 6분41초257로 우승했다. 이탈리아가 6분43초431로 3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후반부에 선수가 넘어지면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