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가 8일 일본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삿포로/AFP 연합뉴스
엘리우드 킵초게(37·케냐)가 올림픽 남자 마라톤 2연패에 성공했다.
세계 기록 보유자 킵초게는 8일 일본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42.195㎞를 2시간08분38초에 가장 먼저 주파했다. 2위(2시간09분58초) 아브비 나게예(32·네덜란드)에 1분20초를 앞섰다.
역사상 최고의 마라토너로 꼽히는 킵초게는 2016 리우 대회 우승(2시간08분44초)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차지했다. 킵초게는 아베베 비킬라(에티오피아, 1960년 로마·1964년 도쿄), 발데마어 치르핀스키(독일, 1976년 몬트리올·1980년 모스크바)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올림픽에서 마라톤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킵초게는 이날 자신의 세계기록(2시간01분39초)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마라톤 최강자의 모습을 과시했다. 킵초게는 <비비시>와 인터뷰에서 “타이틀을 방어하고 다음 세대에 희망을 주어서 행복하다. 누구라도 이 종목을 존중하고 훈련하면 성취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도쿄올림픽이 열렸다는 것은 희망을 보여준다. 우리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고 말했다.
2위는 소말리아 출신의 네덜란드 국적 나게예가 챙겼다. 나게예는 네덜란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마라톤 메달을 땄다.
3위는 2시간10분00초를 기록한 바시르 아브디(32·벨기에)가 차지했다. 아브디도 소말리아에서 태어나 벨기에 국적을 얻은 선수다.
한국의 심종섭(30·한국전력)은 이날 무더위에도 2시간20분36초에 완주하며 49위에 올랐다. 심종섭은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목표인 완주에 성공했다.
케냐 출신 마라토너로 2018년 귀화한 오주한(33·청양군청)은 15㎞ 지점 앞에서 허벅지 통증을 느껴 기권했다.
오주한의 중도 기권은 심리적인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주한을 발굴하고, 한국 귀화를 도운 오창석 대표팀 코치는 지난 5월 세상을 떠났다. 4월까지 케냐에서 오창석 코치와 훈련했던 오주한으로서는 든든한 후원자를 잃은 셈이다. 오주한은 개인 최고 기록 2시간05분13초를 보유해 이번에 입상을 기대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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