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가 2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스테이지 2라운드 이스라엘과 경기에서 5회말 투런홈런을 치고 베이스 러닝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방망이가 살아났다. 야구가 훨씬 쉬워졌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이스라엘전에서 장단 18안타를 터뜨리면서 11-1, 7회 콜드 승을 거뒀다. 앞서 조별리그 이스라엘전과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전에서 꽁꽁 묶여 있던 타선이 비로소 봉인이 풀렸다. 전날(1일) 야간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낮경기를 한 터라 우려가 있었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준결승에 선착한 한국은 이날 저녁 열리는 미국-일본전 승자와 4일 저녁 7시 승자 4강전을 치른다.
조별리그에 이어 오지환(LG)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차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오지환은 이날도 1-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1루에서 중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초반 분위기를 한국으로 가져오는 ‘한 방’이었다. 유격수 수비에서도 오지환은 1회에 이어 3회에 까다로운 타구를 아웃카운트로 연결시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일었던 발탁 논란을 올림픽에서 경기력으로 잠재웠다.
전날 열린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극적인 9회말 역전타를 날렸던 김현수(LG)는 5회말 투런포로 한국의 두자릿수 득점을 이끌었다. 김현수는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1루에서도 2루타를 기록했으나 1루 주자 강백호가 홈에서 아웃되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김현수가 이날 터뜨린 3안타 모두 장타였다. 7회말 2사 뒤 좌중월 2루타를 뿜어냈고 이후 김혜성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콜드 승리 득점 주자도 됐다.
박해민(삼성)과 강백호(KT)는 이틀 연속 1, 2번 타자로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제대로 ‘밥상’을 차렸다. 박해민은 4경기 연속 1회 출루에 성공했다. 5회말 무사 만루에서는 2타점 2루타를 기록하는 등 5회 대량득점(7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해민은 이날 5타석 2타수 2안타 3볼넷으로 100% 출루했다.
‘4번 타자’의 중압감에서 벗어난 강백호는 4안타(4타수)의 맹타를 휘둘렀다. 비로소 KBO리그 타격 1위다운 성적을 내고 있다.
조상우(키움)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믿음직한 불펜 투수가 되고 있다. 조상우는 이날 1-3으로 쫓긴 5회초 2사 만루에서 라반웨이를 내야 뜬공으로 잡아냈다. 선발 김민우(한화)에 이어 등판한 최원준(두산)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안타 하나 없이 만들어준 만루의 위기를 벗어나는 투구였다. 1이닝 무실점. 조상우는 앞선 2경기에도 등판해 3⅓이닝 무실점의 투구를 보여준 바 있다. 현재까지 4⅓이닝 무실점 쾌투다.
태극마크가 처음인 김민우는 선발 투수 임무를 훌륭히 완수했다. 타자들을 맞춰잡으면서 4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했다. 김민우-최원준-조상우에 이어 등판한 원태인(삼성)은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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