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 특집

서로를 꼭 안아줬다…승부보다 뜨거웠던 셔틀콕 우정

등록 2021-08-02 14:44수정 2021-08-03 02:42

배드민턴 여자복식 김소영-공희용
이소희-신승찬 꺾고 동메달 획득
“서로 잘 알아 실수가 승부 갈라”
경기 뒤 포옹하며 축하와 위로
김소영(오른쪽)과 공희용이 2일 일본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공격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김소영(오른쪽)과 공희용이 2일 일본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공격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언니만 믿었다. 다 쳐주리라 생각했다.”

올림픽에 첫 출전한 김소영(29·인천국제공항)-공희용(25·전북은행) 짝이 2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소희(27)-신승찬(27·이상 인천국제공항) 짝을 2-0(21-10/21-17)으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메달 결정전은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복식의 하태권-김동문(금메달), 이동수-유용성(은메달)의 맞싸움 이후 처음 열린 한국팀끼리의 대결. 서로 잘 아는 사이라 선수들은 승패가 난 뒤 모두 포옹하며 위로와 축하를 나눴다.

이날 경기는 김소영-공희용 짝이 첫 게임에서 11점 차 대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고, 두번째 게임에서도 이소희와 신승찬이 16-17까지 쫓아왔지만 김소영-공희용 짝이 내리 3점을 따내는 집중력으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경기 뒤 공희용은 국내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언니만 믿고 했다. 제가 잘 못 쳐도 언니가 다 쳐주리라 생각했다”며 웃었다.

좁은 공간에서 총알처럼 날아오는 셔틀콕을 처리해야 하는 복식에서는 둘의 호흡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2019년부터 함께 훈련해온 둘은 환상의 조합이다. 복식 조합으로 출발한 첫해 4차례 국제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2019 세계배드민턴연맹(BWF) 기량 발전상까지 받았다. 현재 세계 랭킹은 5위다.

한국 나이로 서른인 김소영은 “나이가 많은데, 올림픽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한국 팀과 대결해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희용이와 원하던 목표를 이룬 것 같아서 고맙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또 “이소희-신승찬과 너무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실수가 승부를 가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장 아쉬운 성적 4위를 거둔 이소희와 신승찬은 속이 상할 만도 하다. 무엇보다 4강전에서 인도네시아의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 짝에게 패배해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게 남는다. 신승찬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여자복식 동메달을 딴 적이 있어, 무관인 이소희의 마음은 더 착잡했다.

이소희는 경기 뒤 “열심히 준비했고…”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살짝 후회가 남는 게 아쉽다”고 털어놨다. 중학교 때부터 함께 복식조를 이룬 14년 지기 친구인 신승찬은 “이소희에게 메달을 못 안겨줘서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승찬은 또 “소희가 저를 받아준다면 계속 같은 조로 뛰고 싶다. 소희가 저를 지켜주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배드민턴은 2016 리우 대회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여자복식에서 동메달 하나를 기록하며 일정을 마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이효정-이용대) 이후 3개 대회 연속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김소영(왼쪽)과 공희용이 2일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사진 을 찍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소영(왼쪽)과 공희용이 2일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사진 을 찍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