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국가대표 장준이 24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58㎏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태권도 국가대표 장준(21·한체대)이 동메달을 목에 걸며 준결승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다.
장준은 24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헝가리 오마르 살림을 46-16으로 꺾고 3위에 올랐다. 태권도 대표팀에서 나온 첫 메달이다.
이날 장준은 1라운드까지는 비교적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특기인 발차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라운드 초반에는 12-10까지 점수를 따라 잡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몸이 풀린 장준은 압도적인 화력으로 상대를 공략해 폭발적인 점수를 내기 시작했다. 3라운드 들어서도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준 장준은 34점을 득점하는 동안 상대에게는 단 6점만을 내주는 괴력을 선보였다.
남자 58㎏급 세계랭킹 1위인 장준은 대표팀 막내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이 체급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왔다. 올림픽 첫 출전임에도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이유다. 하지만 장준은 이날 먼저 열린 준결승전에서 랭킹 23위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만나 19-25로 패하며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장준을 괴롭힌 건 올림픽의 중압감이었다. 이날 장준은 16강 커트 브라이언 바르보사(필리핀)를 3라운드 13초 만에 26-6으로 꺾은 뒤 “긴장한 나머지 매트에서 발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라며 압박감을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전 경험의 부족이 드러난 듯 보이기도 했다.
8강에서도 비교적 불안한 모습을 보인 장준은 아드리안 비센테 윤타(스페인)를 상대로 21-17의 신승을 거뒀다. 우여곡절 끝에 준결승에 오른 장준은 젠두비에게 무릎을 꿇으며 결국 결승 무대를 눈앞에 두고 아쉬움을 삼켰지만, 뒤늦게 터진 화려한 발차기로 결국 동메달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도쿄/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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