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이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혼성 단체전 준결승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양궁대표팀이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김제덕(17·경북일고)이 만 17살3개월 나이로 한국 양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기록을 쓰게 됐다. 김제덕은 여자 대표팀 막내인 안산(20·광주여대)과 짝을 이뤄 도쿄올림픽 첫 메달을 일궈냈다. 안산이 포커페이스로 경기를 이어갔다면 김제덕은 시종일관 파이팅을 외쳐가면서 경기를 이어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의 추천으로 양궁을 시작한 김제덕은 어릴 적부터 재능이 뛰어나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한 방송에서 ‘양궁 영재’로 소개될 정도였다.
도쿄에 오는 길은 험난했다. 2019년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한 김제덕은, 2차 선발전을 앞두고 어깨 부상으로 대회를 포기했다. 그때가 중학교 3학년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회가 연기됐고, 기회를 잡았다.
다시 열린 대표팀 선발전에서 김제덕의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김제덕은 1차전 14위를 기록했는데, 3위 안에 들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커 보였다. 하지만 김제덕은 2차전에서 깜짝 1위를 차지했고, 3차전을 5위로 마무리했다. 최종 평가전에서 그는 접전 끝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김제덕은 본인 자신도 “어릴 때부터 자신감이 넘치는 성격이었다”고 할 정도로 강심장이다. 학교에서 그를 지도하는 황효진 경북일고 코치는 김제덕에 대해 “경기 중에 코치진이 ‘어떻게 쏘라’고 주문하더라도 그것을 실제로 해내는 건 쉽지 않다. 그런데 제덕이는 대담하게 그 포인트를 따낸다”고 평가했다.
이날 네덜란드와 결승전에서도 김제덕은 1세트를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승부가 결정된 4세트에서는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도 대담하게 활을 쏘는 모습이 빛났다.
이번 대회부터 처음 열린 양궁 혼성에서 승리를 거둔 김제덕은 양궁 3관왕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그의 대담한 질주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도쿄/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