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17일 열린 2020~2021 SK핸드볼코리아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남자부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실업 14년 차다. 제 핸드볼 인생 중 가장 많이 놀았다. 아무것도 준비 못 했다.”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2021 에스케이(SK)핸드볼코리아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두산의 간판선수인 정의경이 한 말이다. 평소 친분이 있는 김동철(SK 호크스)이 “정말 운동 안 한 거냐”고 묻는 질문에 장난스럽게 받아친 말이지만,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고충을 읽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시즌이 전 라운드를 채우지 못한 채로 조기 종료되는 등 선수와 코칭 스태프들은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의 윤경신 감독은 “긴 시간 동안 핸드볼을 하지 못했다. (전승 우승이 아닌) 7할에서 8할 정도 승률을 보일 것 같다. 무척 힘들다”고 했다. 인천도시공사 정강욱 감독도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연습을 많이 못 했던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여자부 사정도 남자부와 다르지 않았다. 컬러풀대구의 배민희는 “리그 참가를 안 하는 줄 알고 훈련을 하지 않고 있었다. 기초체력 위주로 훈련을 시작했다”고 했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17일 열린 2020~2021 SK핸드볼코리아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여자부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목표는 우승이라고 감독들은 입을 모았다.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왕좌에 오르겠다.”(두산 윤경신 감독), “마지막 목표는 우승이다. 한 팀이 독주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SK호크스 황보성일 감독),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목표는 한가지뿐 아니겠나”(인천도시공사 정강욱 감독) 등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올 시즌 남자부에선 통산 9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이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에스케이호크스와 인천도시공사가 ‘타도 두산’을 외치며 날을 벼리고 있다.
여자부에선 지난 시즌 우승팀 에스케이(SK)슈가글라이더즈가 2연패를 노리는 상황에서 국가대표 라이트백
류은희가 복귀해 전력보강을 이뤄낸 부산시설공단이 강력한 맞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여자부 대부분의 감독들은 부산시설공단을 “올 시즌 우승 후보”라고 거론했다.
이번 시즌은 오는 27일 충북 청주 에스케이호크스 아레나에서 상무피닉스와 에스케이호크스의 남자부 첫 경기를 시작으로 3개월 동안 진행된다. 전국 4개 지역 (청주·삼척∙부산∙인천)을 매주 순회하며 남자부(6개팀) 4라운드, 여자부(8개팀) 3라운드 총 153경기를 치른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