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왼쪽)이 31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트라이애슬론에서 마지막 달리기 코스를 뛰고 있다. 팔렘방/연합뉴스
한국 여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이 잇따른 불운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장윤정(30·경주시청)은 3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의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트라이애슬론 여자 개인전에 출전해 5위를 기록했다. 2010년 광저우대회 동메달리스트인 장윤정은 2시간2분35초를 기록해 우승자인 다카하시 유코(일본)의 1시간59분29초보다 3분6초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은메달은 중국의 종멍잉(2시간1분16초), 동메달은 마카오의 롱호이(2시간1분28초))가 차지했다. 아시안게임 트라이애슬론은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로 승부를 정한다. 장윤정은 이날 수영과 사이클을 마칠 당시 1시간22분26초를 기록했다. 다카하시가 1위(1분19분35초)를 달리며 단연 앞서고 있는 가운데, 롱호이(1시간22분21초), 종멍잉(1시간22분24초)에 이어 정혜림(19·통영시청·1시간22분25초)과 장윤정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금메달은 힘들지만 최대 은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는 위치였다.
그러나 마지막 달리기 10㎞에서 불운이 잇따랐다. 먼저 장윤정은 사이클을 마친 뒤 육상 경기복으로 갈아입는 과정에서 사이클 헬맷 등을 정해진 장소에 놓지 못해 15초 페널티를 받았다. 이 때문에 장윤정은 15초 동안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장윤정은 "제 번호에 헬멧이 들어갔는데 다시 튕겨 나오면서 15초 페널티를 받았다”며 “그 전까지는 이렇게 하면 메달권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리듬이 깨졌다”고 말했다. 15초 지연됐지만 마음과 몸의 리듬은 이미 흐트러졌다. 장윤정은 “일단 아직 릴레이 경기가 남은 만큼 거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혜림이 31일(현지시각) 아시안게임 여자 트라이애슬론에서 달리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기권한 뒤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팔렘방/연합뉴스
정혜림은 뜻밖의 부상으로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달리기 도중 자원봉사자가 뿌린 얼음물에 놀라 피하다 발목이 접질렸다. 투혼을 발휘해 더 달렸지만 코치진의 만류로 기권했다.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관계자는 “자원봉사자가 시원하게 해주려는 의도였는지 찬물을 뿌렸는데 거기에 놀라 몸의 중심을 잃고 발목을 접질렸다"고 설명했다. 정혜림은 골인지점에서 대기하다가 구급차를 이용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협회 관계자는 “정혜림은 9월2일 열리는 릴레이 출전이 어려워 보인다”며 “대신 박예진(17·통영시청)이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팔렘방/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