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선수촌에서 공항으로 향하는 차에 올라탄 카누용선 남북단일팀 북측 선수가 배웅나온 남측 선수들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팔렘방/연합뉴스
“다음에 꼭 다시 뭉칩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에 출전했던 남북 단일팀이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28일 작별인사를 나눴다.
카누 단일팀 남쪽 선수들은 이날 오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선수촌에서 먼저 공항으로 출발하는 북쪽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며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이들은 앞서 선수촌 식당에서 한차례 석별의 정을 나눴지만 막상 버스가 도착하며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자 다시 한번 눈물을 뿌리기도 했다. 남자팀에 유일한 홍일점이자 북재비로 참가했던 이현주(16)는 북쪽의 오인국(18)과 자신들의 에이디(AD)카드 뒷면에 사인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현주는 여자팀 키잡이 리향(16)과도 끌어안고 우애를 나누기도 했다. 북 도명숙(24)은 시상식 직전 발목을 다쳐 휠체어를 타고 있는 최유슬(19·구리시청)에게 “몸 잘 관리하라”며 안아주기도 했다.
2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선수촌에서 카누 용선 남북단일팀 변은정이 공항으로 향하는 북측 선수들을 배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팔렘방/연합뉴스
끝내 울음을 터뜨린 변은정(20·구리시청)은 “세계선수권이든, 도쿄 올림픽이든,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든 다시 단일팀 돼서 만나자고 했다”며 “처음엔 남북이라서 서로 조심스럽고 말을 못 걸었던 것이 아쉽다. 다음에는 장난도 치고 더 재미있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카누 단일팀은 20여일의 훈련만으로 국제 종합스포츠대회 첫 메달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짧은 기간 호흡을 맞춘 이들은 아시아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당당히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힘과 기량을 떠나 서로 다른 환경의 선수들이 만나 한달도 안 되는 기간 안에 한마음으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이야말로 기적이었다. 팔렘방/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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