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스프린트 클래식 예선에서 한국의 김 마그너스가 결승선을 향해 마지막 스퍼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크로스컨트리스키의 산증인이 되고 싶다.”
한국 크로스컨트리스키의 ‘희망’ 김마그너스(20·협성르네상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밝힌 포부다. 김마그너스는 13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스프린트 클래식 예선에 출전해 마침내 올림픽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어머니의 나라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이었기에 더욱 뜻깊었다. 지난 11일 열린 15㎞+15㎞ 스키애슬론이 크로스컨트리스키 첫 일정이었으나 단거리인 스프린트가 주종목인 김마그너스는 체력 비축을 위해 불참했다. 그러나 이날 3분22초36을 기록해 출전선수 80명 중 49위에 그쳐 30위까지 주어지는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1위와는 13초82 차이.
선수로서 한창 성장 중인 그에게 이번 올림픽은 4년 뒤 베이징 겨울올림픽 메달을 위한 첫걸음이다. “한국 크로스컨트리스키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 그리고 한국에서 비인기종목인 크로스컨트리스키를 더 많이 알리는 것”이 그의 애초 목표였다.
노르웨이에서 성장한 김마그너스는 주니어 시절엔 크로스컨트리스키와 바이애슬론을 병행했으나 성인 무대 데뷔 뒤에는 크로스컨트리스키에만 전념하고 있다. 노르웨이와 한국 국적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그는 어머니의 나라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는 한국 국적을 선택해 2015년 태극마크를 달기로 결정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상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3년 전부터 해당 국가의 국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김마그너스는 한국에서 부산체육고에 입학했고, 국내 무대로 들어오자마자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선수층이 빈약한 국내 무대에서는 사실상 경쟁자가 없다. 2015년 겨울체전에서 크로스컨트리스키와 바이애슬론을 통틀어 금메달 4개를 휩쓸었다. 2016년 릴레함메르 유스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한 데 이어, 2017년 삿포로 겨울아시안게임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스프린트 클래식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10㎞ 클래식에서는 은메달, 박성범·황준호·김민우와 함께한 계주 종목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2017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크로스컨트리스키의 유망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1m80, 70㎏의 몸집으로 지난해 말 기준 세계랭킹은 257위다. 김마그너스는 선수 생활에서 가장 도움이 됐던 멘토나 존경하는 인물에 대해 “종목은 다르지만 김연아 선수를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
강릉/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