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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22도 ‘모든 걸 얼린’ 모의 개막식…평창 ‘추위와 전쟁’

등록 2018-02-04 17:33수정 2018-02-04 21:42

3일 모의 개막식 칼바람 속에 진행
일부 관객들 추위 못 견디고 나가
보안 검색 탓 입장까지 1시간 기다리기도
“개막식 자체는 화려하고 장엄” 호평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6일 앞둔 3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모의 개회식을 찾은 한 어린이가 입장대기줄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6일 앞둔 3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모의 개회식을 찾은 한 어린이가 입장대기줄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너무 추워요.”

4일 오전 2018 평창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강릉아이스아레나 입구. ‘SECURITY’라고 새겨진 두툼한 패딩으로 중무장한 한 여성 보안검색 담당은 이런 말을 하면서 몸을 움츠렸다. 이날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에 칼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20도에 이르렀다. 그는 취재진에게 “추워 죽을 지경”이라고 말하면서도 올림픽에 일조하는 자부심 덕분인지 깔깔 웃었다. 그는 자원봉사자가 아닌 아르바이트생으로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12시간을 근무한다.

9일 저녁 8시부터 2시간 동안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식 날도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만만치 않은 강추위가 예상된다. 지난 3일 밤 리허설 형태로 열린 모의 개막식은 영하 15도에 체감온도는 영하 22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 속에 진행됐다. 조직위원회 한 관계자는 “안에 내복 하나 더 입고, 털모자 쓰고, 머플러 하고, 양말 2개 신고, 마스크까지 했다”며 “그래도 너무 춥다”고 했다.

이날 모의 개막식은 인근 진부역에서 올림픽스타디움까지 셔틀버스로 입장객을 실어나르는 등 실제 상황처럼 진행됐다. 자원봉사자와 출연진 가족, 유관기관 관계자, 평창과 강릉 주민 등 2만여명이 초청됐다. 행사는 밤 10시10분께 끝났으나 추위를 이기지 못한 일부 관람객은 먼저 자리를 뜨기도 했다. 행사가 끝나기 전에 빠져나온 50대 여성은 담요로 온몸을 두른 채 “발가락에 동상이 걸릴 것 같아 나왔다”고 했다.

그나마 스타디움 안에는 바람이 드나드는 길목마다 방풍막을 설치했고, 난방 쉼터(18곳)와 관람객용 대형 히터(40개)도 있다. 하지만 스타디움에 들어가기 위해 보안 검색을 하느라 긴 줄을 선 채 1시간 남짓 추위와 싸우며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힘겨워 보였다. 김아무개(54·경기도 고양시)씨는 “보안 검색도 좋지만 강추위에 1시간 이상 밖에 서 있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개막식은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 관객은 “너무 추워서 개막식 내용은 기억도 잘 안 난다”고 했지만 “개막식 자체는 화려하고 장엄한 느낌이 들었다. 아직 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아이도 재미있게 봤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추위 때문에 고생했지만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해주는 사람도 많았다. 보안 검색으로 줄이 밀리는 등 문제도 있었으나 대체적으로 괜찮았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말했다.

강릉 평창/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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