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겨울패럴림픽 사상 첫 출전
남북 차관급 고위 회담서 결정
남북 차관급 고위 회담서 결정
남과 북은 1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2018 평창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3월9~18일)에 북쪽의 장애인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기자단을 포함해 150여명이 참가하기로 합의하고 이와 관련된 문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의 평창패럴림픽 출전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매머드급 규모는 예상 밖이다. 앞서 북한 장애인 체육을 지원하는 미국 민간단체 킨슬러재단의 신영순 대표는 새해 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2018 평창겨울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 발표 사흘 뒤인 지난 4일 “북한의 장애인 노르딕스키 선수인 마유철(27)과 김정현(18)이 현재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북한이 평창겨울패럴림픽에 출전할 경우 해당 선수 2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마유철·김정현은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스키장에서 겨울 전지훈련 중이다. 북한 선수는 2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표단과 응원단, 예술단, 기자단 등을 합쳐 대규모 인원이 파견된다는 것이다.
북한은 장애인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인권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장애인 복지정책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패럴림픽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2012 런던여름패럴림픽이 처음이다. 당시 선수 1명(임주성)을 파견했다. 2016 리우여름패럴림픽에는 선수 2명(송금정, 김철웅)을 보냈다. 겨울패럴림픽 출전은 이번 평창이 처음이다.
북한의 평창패럴림픽 참가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독일 본 본부에서 열리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국제패럴림픽위에 선수 등록을 한 뒤 장애등급을 받고 출전권도 따야 한다. 그러나 북한에는 최근까지도 국제패럴림픽위에 등록된 겨울종목 선수가 없었으며, 겨울패럴림픽 출전권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북한은 국제패럴림픽위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출전이 유력한 마유철과 김정현은 다리 절단 장애를 가져 노르딕스키 좌식 경기에 나선다. 마유철은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도 탁구 선수로 출전했다. 둘은 평창 출전에 앞서 20~28일 독일 오버리트에서 열리는 2017~2108 세계 파라(Para) 노르딕스키 월드컵에 나선다.
한편, 북한의 평창겨울패럴림픽 참가 표명으로 리분희(50)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과 현정화(49) 렛츠런(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의 재회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둘은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 남북단일팀 일원으로 여자복식에서 호흡을 맞추며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단체전 금메달을 일궈냈다. 둘은 이후 3차례 정도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에 만난다면 27년 만의 재회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북한이 2018 평창겨울패럴림픽 출전할 것으로 보이는 노르딕스키 좌식 경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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