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10일(현지시각) 스위스 로잔의 아이오시 본부에서 바흐 위원장 등 아이오시 관계자들과 2018 평창겨울올림픽 출전과 관련한 논의를 한 뒤 차를 타고 떠나고 있다. 로잔/EPA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로잔 본부에서 북한의 2018 평창겨울올림픽 출전과 관련해,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 남북한올림픽위원회 등 4자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10일 자체 누리집 뉴스를 통해 밝혔다.
아이오시는 “남북 고위급 대표, 남북 아이오시 위원들도 참석하게 될 것”이라면서 “올림픽 참가 신청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올림픽 경기장에 걸게 될) 국기와 국가, 경기복 관련 문제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토마스 바흐 아이오시 위원장은 20일 회의 개최와 관련해 “남북한 당국의 제안을 따뜻하게 환영한다. 전세계 많은 국가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결정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것은 올림픽정신과 유엔 총회에서 통과된 올림픽 정전 결의의 위대한 진전”이라며 “아이오시는 이런 정치적 약속이 현실이 되도록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장웅 북한 아이오시 위원은 이날 남북한 회의 발표가 나오기 직전 바흐 위원장과 만나 북한의 평창겨울올림픽 참가 계획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장 위원은 이날 낮 12시40분께 서류를 들고 혼자 로잔 아이오시 본부에 도착했으며,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곧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3시간 가량 바흐 위원장 등 관계자들을 만난 뒤 떠났다. 지난 8일 스위스에 도착한 장 위원은 이번 주까지 로잔에 머물며 아이오시와 평창 참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렴대옥-김주식 짝이 지난해 9월28일 독일 오베르스트도르프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치고 있다. 둘은 북한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2018 평창겨울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AFP 연합뉴스
남북한은 지난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이 평창겨울올림픽에 선수단은 물론,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등을 보내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피겨 스케이트 페어 종목에서 렴대옥-김주식이 평창 출전권을 따냈지만, 올림픽 참가신청 마감일인 지난해 10월30일까지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 출전권이 무효가 됐다. 아이오시는 북한이 출전권을 따냈던 피겨 스케이트 페어 외에 다른 종목에서도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이오시는 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 후 내놓은 성명에서 “북한의 평창겨울올림픽 참가는 올림픽 정신의 위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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