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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하루 1만5천원 벌기도 힘든 리우 선수촌 청소노동자

등록 2016-08-19 17:27수정 2016-08-19 21:27

<가디언> 성희롱에 도둑으로 몰리는 노동현실 보도
리우 선수촌 전경. 연합뉴스
리우 선수촌 전경. 연합뉴스
세계 스포츠 스타들이 모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화려한 조명 바깥에서 올림픽 선수촌을 청소하는 환경미화 노동자들은 시급 2038원의 저임금과 비인간적이고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9일(한국시각) ‘고작 시급 1.4파운드 받는 리우 선수촌 환경미화원’이라는 제목의 고발기사를 실었다. 스포츠 스타들이 머무는 숙소의 화장실을 청소하고 침대 시트를 가는 등의 일을 하는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시급 5.91헤알(2038원) 수준으로, 교통비와 밥값, 보험료 등을 빼고 나면 8시간 일을 해도 하루에 10파운드(1만4690원)를 손에 쥐기 쉽지 않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는 공짜 비행기와 호텔을 비롯해 일당으로 700파운드(103만원)를 받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임원의 처우와 크게 비교된다.

올림픽위원회는 선수촌 청소 용역을 영국의 클린이벤트사에 맡겼고 이 회사는 스위스 인력회사 아데코에 재하청을 줬다. 중간착취가 발생하는 구조인 것이다. 그럼에도 11.3%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 때문에 주로 흑인인 주민들은 심한 경우 두 시간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자들은 저임금 못지않게 비인간적인 처우와 학대에 시달린다고 증언했다. 휴게실이 없어 흡연구역에 가서 쉬어야 하고 점심시간에는 선수촌 매점 앞에서 줄을 서다 점심을 못 먹는 일도 벌어진다. 선수촌 안에 있는 의료센터도 이용할 수 없어 심장마비로 쓰러진 노동자를 의료진 대신 경찰이 수송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노동자는 “건물은 너무 많고 일할 사람은 부족한데다 일을 제대로 할 만한 인센티브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선수들한테 성희롱을 당하거나 도난 사건이 일어나면 도둑으로 몰리는 일도 흔하다고 노동자들은 하소연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국 서비스 회사들은 큰 계약을 따내고도 이처럼 부끄러운 수준의 돈을 준다. 가장 가난한 노동자들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시드니나 런던에서는 이렇게 하지 못하지만 브라질에서는 한다”고 비판했다. 원청인 클린이벤트는 <가디언>의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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