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15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81로 올림픽 단거리 역사상 첫 3연패 위업을 이룬 뒤 ‘번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신화 연합뉴스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는 여전히 지구에서 가장 빨랐다.
볼트는 15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육상 100m 결승전에서 9초8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하며 신성처럼 등장한 볼트는 올림픽 남자 육상 사상 최초로 단거리 종목 3연패를 달성했다. 세계 단거리 육상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칼 루이스(미국)와 마이클 존슨(미국)조차 올림픽 2연패에 그쳤지만, 오직 볼트만이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다. 육상 100m 세계기록도 볼트가 보유하고 있다. 그가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9초58이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볼트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력이 경기 후반 나왔다. 큰 키와 척추측만증(척추가 휜 질병)으로 인해 반응속도가 느린 볼트는 이날도 결승전에 출전한 8명 중에 7번째로 출발이 느렸다. 반응속도는 0.155초. 하지만 큰 보폭으로 한 명 두 명 제치더니 약 60m 지점부터는 가장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의 맞수인 저스틴 게이틀린(34·미국)은 초반엔 앞서 나갔지만, 볼트에게 역전당한 이후에는 2위(9초89)에 만족해야 했다. 게이틀린은 볼트와는 달리 경기 전후로 야유를 받았다. 2001년과 2006년에 금지약물로 선수 자격을 정지당한 전력 때문이었다. 육상 100m 결승전은 이번 올림픽을 지배하고 있는 ‘도핑'에 대한 반감을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동메달은 9초91을 기록한 캐나다의 앙드레 드 그라스의 차지였다.
볼트는 결승선을 통과한 이후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기쁨을 만끽했고, 유쾌한 모습으로 특유의 번개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경기장에는 볼트와 자메이카를 연호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볼트는 인터뷰하러 가는 길에 자신의 트위터에 “자메이카, 일어서요! 이 승리는 당신들 거예요!”(Jamaica Stand Up!!! This for you my people)라고 올렸고, 인터뷰에선 “2개의 금메달을 더 따고 불멸의(immortal) 스타가 되겠다”고 자신했다. 볼트는 리우올림픽에서 올림픽 육상 3관왕 3연패에 도전한다. 이 또한 최초의 기록이다. 볼트는 17일 시작되는 200m와 400m 계주에 출전한다. 3관왕의 길목을 가로막는 최대 위협은 역시 게이틀린이다.
윤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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