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가 14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75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동메달이 확정된 순간, 한국 레슬링 간판스타 김현우(28·삼성생명)는 얼마나 힘겹고 고된 과정이었던지 코트에 앉아 일어설 줄 몰랐다. 이어 그는 태극기를 경기장 매트 가운데 가지런히 펼쳐 놓은 뒤 그 위에서 관중을 향해 큰절을 하며 감사를 표했다. 그리곤 눈물을 펑펑 흘리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김현우가 14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75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의 보소 스타르세비치를 6-4로 누르고 올림픽 2회 연속 메달 주인공이 됐다. 김현우는 경기 시작 1분11초 만에 옆굴리기로 2점을 땄다. 1회전 2분30초를 남기고는 파테르를 허용한 뒤 두번의 옆굴리기를 내주며 2-4로 역전당했다. 그러나 2회전에서 26초 만에 허리태클로 2점을 땄고, 가로들기로 다시 2점을 보태 승부를 결정지었다.
2012 런던올림픽 이 종목 남자 66kg급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는 이번 대회에서는 체급을 올려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보여줬다. 앞서 강력한 맞수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와의 16강전에서 5-7로 패한 게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게 됐다. 김현우는 블라소프에게 막판까지 3-6으로 뒤지다 경기 종료 3초를 남겨놓고 가로들기를 성공시켰다. 이 상황에서 한국 코칭스태프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정이 이뤄졌다. 이 때 4점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안한봉 감독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심판진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그 기술이 2점으로 인정되면서 5-7로 패했다.
김현우가 동메달을 따낸 뒤 매트 가운데에 태극기를 펼쳐놓고 관중을 향해 큰절을 한 뒤 울먹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안한봉 감독은 매트 안으로까지 들어가 강력하게 항의했고, 심판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았다. 결국 안 감독은 박치호 코치와 함께 올림픽 기간 동안 경기장에 앉지 못하는 징계를 받았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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