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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부 쫓겨났던 스프린터의 대반전

등록 2016-08-14 15:44수정 2016-08-14 18:55

자메이카 톰슨, 올림픽 3연패 노리던 프레이저프라이스를 제치고 우승
10초71…1988 서울올림픽서 나온 세계기록(10초62) 이후 올림픽 최고기록
우승 확정하고서 자신의 우상이던 프레이저에게 다가가 감격의 포옹
자메이카의 일레인 톰슨(왼쪽)이 14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100m 결승에서 10초71로 우승을 확정하고서 대표팀 동료이자 이 종목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오른쪽)에게 다가가 포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메이카의 일레인 톰슨(왼쪽)이 14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100m 결승에서 10초71로 우승을 확정하고서 대표팀 동료이자 이 종목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오른쪽)에게 다가가 포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0m를 1등으로 들어온 뒤 일레인 톰슨(24·자메이카)은 잠시 망설였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자 선수로 등극했으나 기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톰슨 자신을 포함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금메달. 톰슨은 “큰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자메이카의 내 고향 사람들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상상이 안 간다”며 웃었다.

톰슨은 14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100m 결승에서 출발한 지 10초71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10초71의 기록은 1988 서울올림픽에서 고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가 기록한 세계기록인 10초62 이후 올림픽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은메달은 10초83 기록한 미국의 토리 보위(26)가 차지했고, 동메달의 주인공은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30·자메이카)로 기록이 10초86이었다.

톰슨은 준결승 1조에서 10초88로 1위를 기록했으나, 큰 대회 경험이 적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결승전 총성이 울리기 직전에도 현지 방송사 중계 카메라는 키 152㎝의 ‘땅콩 스프린터’ 프레이저와 키 180㎝의 장신인 육상 신성 다프너 스히퍼르스(24·네덜란드), 그리고 미국 육상의 자존심 보위를 번갈아가며 비췄다.

하지만 결승 경기가 시작되자 톰슨은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출발은 8명의 선수 중에서 7번째로 늦었지만, 특유의 탄력으로 초반부터 선두 자리를 꿰찼고 끝까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톰슨은 결승선을 통과한 이후에 3위에 그친 프레이저에게 다가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전대미문의 올림픽 육상 100m 3연패에 도전하던 프레이저도 아낌없이 후배의 우승을 축하했다. 프레이저는 준결승전 때 발가락을 다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에서 깜짝 우승한 톰슨은 불과 5년 전인 고등학교 졸업반 때 학교 육상부에서 쫓겨난 아픈 과거가 있다. 이유는 너무 저조한 기록 때문이었다. 그의 고교 시절 100m 육상 최고기록은 12초01로 육상 강국 자메이카에서 그가 설 곳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톰슨은 대학 시절 좋은 코치를 만나 매년 꾸준히 실력이 늘었다. 톰슨은 "대학 때 스티븐 프랜시스 코치를 만나기 전까진 왜 뛰어야 하는지 몰랐다. 그가 나에게 확실한 동기를 심어줬다”고 자메이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톰슨은 100m 개인 최고기록이 2013년 11초41, 2014년 11초17, 2015년 10초84로 괄목상대할 기록 향상을 보였다. 올 7월엔 자메이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0초70을 기록해 올해 여자 육상계의 최고기록을 세웠다. 그럼에도 큰 경기에서의 입상 경험이 부족해 그를 우승 후보로 꼽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가 개인으로 국제대회 입상한 경험은 2015 베이징 육상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0m 은메달을 딴 게 전부였다. 마치 2008 베이징올림픽의 우사인 볼트처럼 가능성은 있지만 누구도 우승 후보로 꼽지 않았던 그가 올림픽을 통해 깜짝 스타로 부상한 것이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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