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가 10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사격센터에서 열린 사격 50m 남자권총에서 우승한뒤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사격 황제’ 진종오(37·KT)가 사격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개인종목 3연패를 달성하고 두손을 번쩍 치켜들며 포효했다.
진종오는 10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사격센터에서 열린 사격 50m 남자권총에서 총점 193.7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종오는 이로써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올림픽 50m 권총에 이어 리우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내 올림픽 사격사에 남을 대기록을 세웠다. 진종오는 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올림픽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유일한 선수가 됐다. 다음은 경기 뒤 진종오와의 일문일답.
=경기장 내 소음이 10m 공기권총 결선 때보다 적었는데
▶확실히 오늘 결선 경기가 시작하면서 ‘응원을 왜 이렇게 안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이 집중할 수 있었던 데 도움을 준 거 같다. 바람이 있다면 다시 예전 방식의 결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동안 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설명해준다면
▶역도화는 오래 전부터 신어왔다. 다른 나라 선수들도 착용한다. 사격에 도움이 된다는 게 검증됐기 때문이다. 스위스에서 만든 총을 사용했다.
=금메달이지만 예전에 비해 성적은 낮은 편이다.
▶경기 방식이 변화해서 꼭 높은 점수를 쏴야 이기는 건 아니다. 점수를 조절해서 쏜다.
=빨간색 장비를 많이 사용했는데 그 이유와 김장미 선수와 나눈 대화에 대해 알려달라.
▶나이가 들면 빨간색을 좋아한다. 모자를 바꾼 건 기분 전환하기 위한 것이다. 김장미는 종목이 다르다보니 자주 마주칠 수 없는데 앞에서 걸아가는 걸 보고 ’많이 힘들지 마음 편하게 해’라고 했다. ’나도 죽겠다’고 이야기했다.
=금메달에 대한 느낌을 말해달라.
▶이번 금메달이 가장 무겁고 값진 것 같다. 지금까지 올림픽 중에 이번이 가장 힘들었고 부담스러웠다. 너무 응원을 많이 해주고 나도 사람인지라 욕심이 났다. 컨트롤이 힘들었다. 응원에 보답하고 싶었다.
=어제 펜싱 금메달과 비슷한 역전승이다.
▶어제부터 인터넷을 안했다. 핸드폰도 응원의 메시지가 많이 왔는데 거의 보지 않았다. 펜싱이 역전승으로 이겼다는 건 접했다. 나도 역전승을 하게 돼서 많은 분들에게 심장 쫄깃하게 해드려 죄송하다. 결국 마인드인 거 같다. 마지막까지 포기 안하면 경기는 끝나봐야 아는 거 아닌가. 모든 건 마지막까지 가봐야안다고 책에서 본 거 같다. 아무래도 빨리 집에 가서 가족과 있고 싶다. 그간 선수촌과 외지생활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당분간 총을 내려놓고 쉬고 싶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4년과, 10m 공기권총 결선 이후 4일을 말해달라.
▶좋은 책을 많이 읽는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다. 글을 잘 쓰는 스님 책을 많이 봤다. 부담감이라는 게 떨쳐내려고 떨쳐낼 수 있는 건 아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10m 끝나고 정말 힘들었다.
=은퇴에 대한 말이 나온다.
▶후배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은퇴할 마음은 없다. 계속 도전할 거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 나오는 것이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사격이다. 좋아하는 걸 뺏기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도록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리우데자네이루/권승록 기자
ro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