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이 9일 오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3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제자 임레(헝가리)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경기 전날 맞는 꿈을 꿨을까.
한국에 짜릿한 역전 금메달을 안긴 펜싱 남자 에페 대표 박상영(21)은 독특한 징크스가 있다. 대한체육회 책자에 의하면 박상영은 “경기 전 누군가한테 맞는 꿈을 꾸었을 때는 오히려 경기가 잘 풀리고는 한다”고 자신의 징크스에 대해 설명했다. 경기 시작 전에는 “상대방을 없애버리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경기에 죽을 힘을 다해 다한다.” 지난해 3월 왼쪽 무릎 십자인대수술을 받았어도, 세계 1위를 상대로 10-14의 벼랑 끝에 몰렸어도 극적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던 것은 이런 정신력 덕이라고 하겠다.
박상영의 개인 에스엔에스(SNS)에는 “올림픽은 제일 재미있는 놀이”라고 적혀 있다. 또한 “내가 언제 이런 무대에 서 보겠어. 즐기자”라는 문구도 있다. 제일 재미있는 놀이터에서 진정 즐기면서 박상영은 세계 최고로 우뚝 섰다. 한편 박상영의 모친 최명선 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들에게 해줄 게 없어서 두 달 전부터 108배 기도를 올렸다”고 했다. 폭염 속 모친의 기도에 하늘도 감동한 것이 아닐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