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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10-14를 15-14로 뒤집은 금메달 드라마!

등록 2016-08-10 06:37수정 2016-08-10 06:46

대표팀 막내이자 세계 21위로
당초 메달 후보가 아니었던 박상영
스피드 앞세워 결승까지 승승장구
결승전에서 만난 42살 임레와 명승부
<올림픽> 역전의 명수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9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개인 에페 결승 경기에서 한국 박상영이 헝가리의 제자 임레를 꺾으며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역전의 명수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9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개인 에페 결승 경기에서 한국 박상영이 헝가리의 제자 임레를 꺾으며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펜싱 박상영(21·한국체대)이 극적인 명승부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상영은 10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남자펜싱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게자 임레(헝가리)를 상대로 10-14로 뒤진다가 15-14로 대역전승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펜싱대표팀에 안긴 첫 메달이 금빛이었다.

세계순위 21위이자 대표팀의 막내인 박상영은 당초 유력한 메달 후보가 아니었다. 지난해 3월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고서 1년여간 재활에만 매달렸다. 부상을 당하기 전에는 세계 3위에도 오른 적이 있는 기대주였지만, 1년여의 공백이 커 보였다. 대표팀에서는 박상영 외에 세계11위로 순위가 가장 높은 박경두(32·해남군청)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차지한 정진선(32)에 대한 기대가 더 컸다. 하지만 대표팀 막내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이뤄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작 경기에 나서자 박상영은 가벼운 발놀림으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32강전에서 러시아의 파벨 수코브(세계19위)를 맞아 15-11로 승리했고, 16강에서는 대표팀 동료인 전진선을 누르고 올라온 세계 2위 엔리코 가로조(이탈리아)를 15-12로 꺾었다. 8강에서는 세계 10위인 맥스 하인저(스위스)를 상대로 15-4로 완파했다. 1라운드에서만 12-4로 앞설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준결승에서는 스위스의 멘저민 스테펜에 15-9로 승리했다. 박상영이 만난 선수들은 모두 그보다 세계순위가 높았다.

결승전은 쉽지 않았다. 세계 3위인 게자 임레(42·헝가리)는 나이만큼 경험이 많고 노련한 선수였다. 임레는 박상영의 스피드를 제압하며 정확한 공격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올렸다. 박상영은 1라운드를 6-8로 뒤진 채로 마쳤다. 2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박상영은 반격하기 시작했다. 1분이 지났을 때, 박상영은 9-9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때부터 임레는 더욱 정확한 공격을 선보였다. 네 번 연속 공격에 성공해 13-9로 박상영을 앞서 나갔다. 펜싱 에페 종목의 경우 다른 종목과는 달리 양 선수가 동시에 공격을 성공하면, 두 선수에게 모두 점수를 준다. 따라서 경기 후반에 갈수록 이기고 있는 선수가 유리하다.

박상영의 점수는 9점에서 무려 2분30초간 멈춰 있었다. 펜싱은 3분씩 3라운드로 경기를 펼치고, 한 선수가 15점을 먼저 내면 경기가 끝난다. 따라서 2분30초간 점수를 내지 못하는 선수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는 만만치 않은 수비로 상대 선수의 득점도 막고 있었다. 3라운드가 시작되고서 30초 정도 뒤에 박상영은 오랜만에 득점을 올렸다. 10-13으로 간신히 따라잡았으나, 임레는 바로 반격에 성공해 매치포인트인 14점에 선착했다. 점수는 10-14. 박상영은 패하기 직전이었고, 듀스 제도(최소 2점차가 되어야 승부가 끝나는 제도)가 없는 펜싱 에페 종목의 특성상 역전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박상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점 한점 득점하더니 14-14로 동점을 만들었다. 임레도 헬멧을 벗고서 숨을 골랐다. 두 선수 중 누구라도 한 점을 내면,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박상영은 전광석화와 같은 찌르기로 마지막 득점을 만들어냈다.

메달 가뭄인 펜싱대표팀에 단비와 같은 금메달을 안겨준 순간이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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