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격대표팀의 김장미가 선수가 2일 오전(현지시간) 올림픽 슈팅센터에서 훈련을 마친뒤 동료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
한국사격, 다시 금 조준
오늘 여자권총 25m 2연패 도전
4년전 런던서 대표팀 막내로 금
기죽지 않는 자신감…큰 무대 강해
오늘 여자권총 25m 2연패 도전
4년전 런던서 대표팀 막내로 금
기죽지 않는 자신감…큰 무대 강해
한국 사격대표팀의 김장미(24·우리은행)는 어릴 적 꿈이 경호원이었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인천의 부광중학교 교문에 붙은 사격부 펼침막을 우연히 보고서 무작정 그 학교를 찾아갔다. 경호원이 되기 위해 사격과 합기도를 배우고 싶다는 열망으로 찾아간 것이다. 그렇게 입학한 부광중학교에서 사격부에 들어간 그는 2학년 때부터 전국대회를 휩쓸기 시작했다.
그런 대책 없는 용기가 통했던 걸까. 김장미는 스무살에 참가한 첫 올림픽인 2012 런던 대회 때부터 사고를 쳤다. 여자권총 25m 부문 프레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더니, 기세를 이어 올림픽에서도 올림픽신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장미의 깜짝 활약으로 한국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라는 사격에서 올림픽 최고 성적을 거뒀다.
김장미가 다소 침체에 빠진 한국 사격의 선봉장으로 다시 선다. 9일 밤 9시(한국시각)부터 2016 리우올림픽 여자권총 25m 예선 경기에 동료 황성은과 함께 출전한다. 한국 대표팀은 7일 메달이 기대됐던 간판스타 진종오가 남자 권총 10m에서 아쉽게 5위에 그친 이후 다소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김장미가 올림픽 2연패 도전에 나서고, 진종오가 10일 밤 자신의 주종목인 권총 50m에 출전하며 명예 회복을 노린다. 속사권총 부문 세계 순위 4위인 김준홍(26)도 13일부터 경기에 나선다.
김장미의 강점은 4년 전처럼 큰 무대에서 기죽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그는 2012 런던올림픽 직전에도 갓 취득한 운전면허를 자랑하며 국내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달 7일 2016 한화회장배 국내사격대회에서 5위로 대회를 마감하고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당시 김장미는 “괜찮다. 느낌은 좋다”며 “(성적에) 변명할 생각은 없지만 나름 올림픽 준비는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선 특히 평상심 유지가 중요하다. 사격의 규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국제사격연맹(ISSF)은 2013년부터 결선에서 쏘는 총 20발 중 여섯번 쏜 이후엔 두 발마다 탈락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규정을 바꿨다. 경기의 흥미도를 높이기 위해 바꾼 규정인데, 이로 인해 한 번 실수하면 탈락을 면치 못한다. 게다가 이번 올림픽부터 사격장에서의 응원을 허용하면서 선수들은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시합에 임한다. 지난 7일 진종오는 실수로 5위로 탈락한 이후에 두 손으로 귀를 막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특히 브라질 현지 응원단은 부부젤라를 동원해 큰 소음을 만들어 타국 선수들의 격발 타이밍을 방해했고 자국 선수가 총을 쏠 땐 숨죽이며 지켜봤다. 그 어느 때보다 주변 여건에 개의치 않는 김장미 특유의 강점이 필요한 이유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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