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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까봐 프로복서들 출전 안했나

등록 2016-08-09 09:53수정 2016-08-09 10:03

은지캄, 아마추어 복서에게 패배
미셰우 보르지스(브라질·오른쪽)가 6일(현지시각) 리우센트루 6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복싱 라이트헤비급 32강전에서 하산 은담 은지캄(카메룬)을 심판 판정으로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로이터 연합뉴스
미셰우 보르지스(브라질·오른쪽)가 6일(현지시각) 리우센트루 6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복싱 라이트헤비급 32강전에서 하산 은담 은지캄(카메룬)을 심판 판정으로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로이터 연합뉴스
프로복서들의 출전을 처음으로 허용한 2016 리우올림픽에서 아마추어 복서에게 패배한 첫 프로 복서가 나왔다.

7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센트루 6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복싱 라이트헤비급(81㎏) 32강전에서 카메룬의 하산 은담 은지캄(32)이 브라질의 미셰우 보르지스(25)에게 0:3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은지캄은 2010년과 2012년에 각각 세계복싱협회(WBA)와 세계복싱기구(WBO)의 미들급 잠정 챔피언을 지냈고, 지난해에는 데이비드 러뮤(28)와 국제복싱연맹(IBF) 미들급 타이틀을 놓고 경기를 벌인 정상급 프로 복서다.

은지캄은 2004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해 8강전에서 러시아의 가이다르베크 가이다르베코프(40)에게 패배해 탈락했는데, 이번 올림픽 출전은 그에게 명예회복의 장이었다. 그는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오는 11월 프로 복싱에 복귀하기까지 스스로를 철저히 아마추어 선수라 생각하고 대회에 임하겠다”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12년 만의 올림픽 무대 경기에서 아마추어 선수에게 패배해 그는 체면을 구겼다.

경기 내내 홈팬들이 보르지스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그의 패배에는 프로 복싱과는 다른 올림픽 복싱 규칙이 크게 작용했다. 프로 복싱은 보통 라운드당 3분씩 모두 12라운드의 경기를 펼치지만, 올림픽 복싱 규칙은 3분 3라운드 경기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짧은 라운드에 모든 힘을 쏟는 데 최적화됐지만, 프로 복서들은 12라운드의 긴 호흡으로 경기를 운용하다 보니 3라운드 경기에서는 몸이 채 풀리기도 전에 경기가 끝날 수도 있다. 또 올림픽 복싱 채점 방식은 펀치의 강도와 상관없이 정타 1대당 1점을 주기 때문에 주먹 한 방에 승부가 좌우되는 프로 복싱과는 다르다. 아울러 프로 복싱은 다운이 치명적이지만, 올림픽 규칙은 다운 등 상대에게 충격을 줬다고 판단할 경우 1점만 추가로 부여한다. 황현철 한국권투위원회 홍보이사는 “올림픽에서는 가벼운 잽 한 방이든 치명적인 훅 한 방이든 똑같은 점수로 인정되기 때문에 프로 복서들이 전체적인 기량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꼭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복싱협회(AIBA)는 지난 6월 열린 총회에서 프로 복서의 올림픽 참가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프로 복서들이 올림픽 메달을 걸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다. 그러나 올림픽에 참가한 프로 복서는 은지캄을 비롯해 남자 라이트급(60㎏)에 출전한 이탈리아의 카르미네 톰마소네(32)와 타이의 암낫 른릉(37) 등 3명에 불과하다. 개막을 두 달여 앞두고 프로 복서의 올림픽 출전이 허용된데다, 마우리시오 술라이만 세계복싱평의회(WBC) 회장이 “올림픽에 출전하면 영구제명할 것”이라며 엄포를 놓는 등 국제 복싱계의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더라도 프로 경기에 비해 큰돈을 벌 수 없고, 프로 복서들이 아마추어 선수들을 상대로 ‘이기면 당연한 일, 지면 망신’이라는 분위기가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가로막은 것으로 보인다. 은지캄에게는 그 ‘슬픈 예감’이 들어맞은 셈이다.

한편, 은지캄과는 달리 톰마소네와 른릉은 모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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