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최선을 다한 그대, 미안해하지 말아요

등록 2016-08-07 18:50수정 2016-08-07 22:45

김원진·박태환·신아람·진종오
예상밖 부진속 고개 떨궜지만
“당신의 도전이 자랑스럽다”
누리꾼들의 격려·응원 이어져
많은 기대를 품고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했으나 좌절을 맛본 유도 김원진, 수영 박태환, 펜싱 신아람, 사격 진종오(왼쪽부터)가 경기 뒤 고개를 숙인 모습. 하지만 이들은 메달과 상관없이 박수받아 마땅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많은 기대를 품고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했으나 좌절을 맛본 유도 김원진, 수영 박태환, 펜싱 신아람, 사격 진종오(왼쪽부터)가 경기 뒤 고개를 숙인 모습. 하지만 이들은 메달과 상관없이 박수받아 마땅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죄송합니다.”

‘사격 황제’ 진종오(37·KT)가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남긴 단 한마디다. 진종오는 7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39.8점을 쏴 5위로 경기를 마쳤다. 메달을 따지 못해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날 진종오는 담담한 표정으로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만 남긴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진종오의 경우 남자 10m 공기권총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기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은메달,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본선에서도 600점 만점에 584점을 쏘며 2위로 결선에 진출해 컨디션에 문제가 없음을 입증했다. 2004년부터 사격 국가대표 남자 권총 코치를 맡아 진종오를 지도했던 김선일 대만 대표팀 감독도 이날 진종오의 본선을 지켜보면서 “지금처럼 하면 진종오가 우승하지 않겠나. 진종오는 기술적인 면은 이미 평가가 끝난 상태고 정신적인 부분만 평정심을 유지하면 된다”고 말했다.

부담감이 컸던 탓일까. 진종오는 결선 2시리즈에서 모두 9점대를, 3~5시리즈의 첫 발도 모두 9점대를 기록하면서 흔들리더니 6시리즈 두 번째 격발에선 9.1점을 쏴 5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사격 올림픽 결선은 총 20발 가운데 8발을 쏴 최하위인 8위를 떨어뜨리고, 이후 2발씩 쏘면서 최저점자를 1명씩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또 결선에선 본선 때 성적이 반영되지 않은 채 원점에서 시작한다. 이 제도가 올림픽 무대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사격 경기장은 브라질의 아우메이다가 격발할 때마다 큰 함성이 터져나왔고 부부젤라까지 등장했다. 소음이 없는 곳에서 주로 훈련을 해오던 진종오에겐 다소 낯선 환경이었다. 10m 공기권총 2연패는 놓쳤지만 10일 진종오의 주종목인 남자 50m 공기권총 경기가 남아 있다. 진종오는 이 종목에서 이미 2연패를 달성한 최강자다.

이날 고개를 숙인 선수는 진종오뿐만이 아니었다. 유도 남자 60㎏ 이하 급의 김원진(24·양주시청), 수영 자유형 남자 400m의 박태환(27), 펜싱 에페 여자 개인의 신아람(30·계룡시청) 등이 메달권 진입에 실패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거나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퇴장하는 안타까운 장면을 연출했다. 김원진은 8강전에서 탈락했고, 박태환은 예선 10위로 결승전에 나서지 못했다. 런던올림픽 때 ‘눈물의 1초’를 연출했던 신아람은 32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들의 부진으로 양궁 남자단체전을 포함해 최소 3개의 금메달을 바라보던 한국은 금메달 1개를 땄다.

선수들 스스로도 부진에 납득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박태환은 탈락이 확정된 뒤 “떨어졌네요, 어찌해야 하나…”라며 짙은 아쉬움을 토해냈다. 김원진 또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마지막 힘까지 쏟아내려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박태환에게 “너의 도전이 자랑스럽다. 끝까지 파이팅”(방송인 홍석천) 등의 격려가 나오는 등 누리꾼들은 댓글 등을 통해 이들에게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메달 색깔로 선수를 비난하거나 일희일비하던 시대는 지났다. 신아람 또한 아쉬움을 눈물로 달래면서도 “힘든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후련하다. 노력할 만큼 했고,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리우데자네이루/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음주운전 징역형’ ‘추신수 외삼촌’…박정태 선임이 신세계의 ‘신’ 경영? 1.

‘음주운전 징역형’ ‘추신수 외삼촌’…박정태 선임이 신세계의 ‘신’ 경영?

하주석, 원소속팀 한화와 1년 계약…FA 미계약자는 4명 2.

하주석, 원소속팀 한화와 1년 계약…FA 미계약자는 4명

‘토트넘과 1년 연장’ 손흥민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1년 자랑스럽다” 3.

‘토트넘과 1년 연장’ 손흥민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1년 자랑스럽다”

베트남 축구 우승 드라마 쓴 김상식 감독 “나 아직 살아 있다” 4.

베트남 축구 우승 드라마 쓴 김상식 감독 “나 아직 살아 있다”

법원 ‘옐로카드’ 받은 새 축협회장 선거…이달 내 이뤄질지 불투명 5.

법원 ‘옐로카드’ 받은 새 축협회장 선거…이달 내 이뤄질지 불투명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