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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영웅’ 된 사격선수…그 뒤엔 한국인 스승

등록 2016-08-07 18:36수정 2016-08-07 18:47

[리우, 이 사람!] 호앙쑤언빈, 베트남 역대 첫 금메달
남자 10m 공기권총서 신기록
25살 때 늦깎이 국가대표 된 군인
박충건 감독이 2년 전부터 조련
베트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호앙쑤언빈(42)과 그를 지도한 박충건(50) 감독. 호앙쑤언빈은 7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02.5점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베트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호앙쑤언빈(42)과 그를 지도한 박충건(50) 감독. 호앙쑤언빈은 7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02.5점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한국인 감독의 지도를 받은 베트남 현역 육군 장교가 조국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7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올림픽 사격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베트남의 호앙쑤언빈(42)이 202.5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베트남은 2000 시드니올림픽 태권도에서 쩐히에우응언(42)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에서 호앙아인뚜언(31)이 각각 은메달을 거머쥔 적은 있지만 금맥을 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앙쑤언빈은 이 종목 세계랭킹 1위인 브라질의 펠리피 아우메이다 우(24)와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쳤다. 우는 마지막 사격에서 10.1점을 쏘며 개최국의 첫 금메달 기대를 한껏 높였지만, 호앙쑤언빈은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사격에서 10.7점을 쏘며 우를 0.4점 차로 꺾었다. 홈팬들이 사격 때마다 부부젤라와 휘파람을 불어 방해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거둔 성과라 더욱 값졌다.

호앙쑤언빈은 베트남 육군 현역 장교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의 무관심 속에서 자란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했다. 군에서 뛰어난 사격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25살이던 1999년에야 뒤늦게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그해 국내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2013년에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베트남 사격선수 최초로 전 대륙 선수들이 참여하는 국제대회에서 우승했다. 또 지난 5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는 이 종목 동메달을 챙겨 올림픽 입상 가능성을 높여왔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는 3위에 0.1점 뒤진 4위를 기록해 아쉽게 올림픽 메달을 놓치기도 했다.

호앙쑤언빈의 사상 첫 금메달 소식이 전해지자 베트남 현지는 축제 분위기다. 베트남 언론사에는 독자들의 축하 이메일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응우옌응옥티엔 베트남 문화스포츠관광 장관도 “이번 금메달은 수백만 베트남 국민을 기쁘게 했다. 뛰어난 정신력과 결단력을 갖춘 선수와 코치 덕분에 역사적인 결과를 만들었다”고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베트남의 올림픽 첫 금메달 뒤에는 한국인 감독의 조력이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박충건(50)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 후보팀 전담 감독, 경북체육회 감독 등을 지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베트남 사격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왔다. 박 감독은 경북체육회 감독 시절부터 베트남 사격 선수들의 한국 훈련을 주선했다. 박 감독은 기쁜 표정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경기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조명을 받아서는 안 된다.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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