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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리우, 드디어 성화가 불타올랐다

등록 2016-08-06 15:30수정 2016-08-06 15:53

권승록 기자의 ‘올라! 리우 올림픽’ 2신
리우 최대 빈민가 맞은편에서 열린 개막식…16일간 열전 돌입
’새로운 세상’ 슬로건…4시간 가량 환경보호·인류공존 메시지 전해
사상 첫 난민팀 206번째 입장, 개최국 브라질만큼 열렬한 환영
5일(현지시각) 저녁 8시 브라질 리우 올림픽 개막식이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모습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5일(현지시각) 저녁 8시 브라질 리우 올림픽 개막식이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모습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데자네이루(리우)에 어둠이 내리고 윤곽이 선명한 초승달이 떴다. 리우 최대 빈민가인 망구에라 파벨라(빈민촌) 옥상과 언덕에서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연을 날리던 아이들이 자취를 감춘 바로 맞은편,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마라카낭 주경기장의 휘황찬란한 조명이 하늘로 번져갔다. 5일(현지시각) 저녁 8시. 축포와 함께 사상 최초로 남미 대륙에서 개최되는 지구촌 스포츠 대축제 제31회 리우 하계올림픽이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리우 올림픽은 ‘새로운 세상(New World)’이란 슬로건를 내걸고 출발했다. 개막식도 환경보호와 차별없는 세상을 통한 인류의 공존을 주제로 4시간 가량 펼쳐졌다. 개막식 서두는 브라질의 심장이자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집중조명하는 공연이 장식했다. 브라질의 역사를 압축한 듯한 이 공연은 아마존에 정착한 초기 원주민들이 유럽과 아프리카로 진출한 뒤 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을 화려한 무대 미술로 담아냈다. 또한 인류의 무분별한 삼림 파괴가 가져온 지구 온난화가 인류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첨단 그래픽을 동원해 시연했다. 선수들도 입장하면서 전달받은 작은 화분에 씨앗을 심어 미래를 기약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구성된 난민대표팀도 개최국 브라질 못지않은 환영을 받으며 올림픽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난민팀 10여명은 개회식 207개 팀 중 206번째로 입장했다. 남수단에서 탈출한 로즈 나티케 로콘옌(21·육상)이 맨 앞에서 오륜기를 들고 등장하자 난민팀의 공식 이름(Refugee Olympic Team·ROT)이 불리기도 전에 이들의 등장을 알아본 관객들이 일제히 일어서 열렬한 박수로 그들을 맞았다. 카메라 셔터도 쉴새없이 터졌다.

개막식이 열린 브라질 리우의 마라카낭 주경기장 뒤편에 자리한 리우 최대의 파벨라(빈민촌)의 모습. 리우/권승록 기자
개막식이 열린 브라질 리우의 마라카낭 주경기장 뒤편에 자리한 리우 최대의 파벨라(빈민촌)의 모습. 리우/권승록 기자
개막식은 두 개의 주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는 것 뿐만 아니라 흥겨운 축제의 장으로도 제 역할을 다했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보사노바곡인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The girl from Ipanema)’가 다니엘 조빙의 목소리를 통해 울려 퍼지자 브라질이 낳은 슈퍼모델 지젤 번천(36)이 금빛 드레스를 입고 매력적인 캣워크를 선보이며 걸어나왔다. 다니엘 조빙은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를 작곡해 보사노바를 세계에 알린 작곡가 통 조빙의 손자다. 지난해 은퇴한 번천이 모델로서는 마지막이 될 워킹을 마무리하자 박수갈채가 쏟아져나왔다.

이어 개막식은 리우의 그늘인 파벨라를 조명했다. 개막식이 열린 마라카낭 주경기장 뒤편엔 리우 최대의 빈민촌인 망구엘라 파벨라가 자리한다. 지구촌 최대 축제가 열리고 있는 곳의 지근거리에서 월 5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리우 인구(650만)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개막식은 이들을 우울한 분위기로만 그려내진 않았다. 분홍, 노랑, 보라 등 다채로운 색깔로 무대를 구성하고 그 배경으로는 흥겨운 펑크 음악을 곁들였다. 그렇게 파벨라의 아픔을 리우올림픽이 기억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 52번째 입장 ‘남자 펜싱 간판’ 구본길 기수…북한 156번째 행진
최종 점화자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반데를레이 지 리마

한편 한국 선수단은 포르투갈 알파벳 순서에 따라 52번째로 입장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펜싱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구본길(27·국민체육진흥공단)이 기수를 맡아 대형 태극기를 휘날리며 앞장섰고 그 뒤를 선수단 50명이 따랐다. 몇몇 선수들은 셀카로 ‘인증샷’을 찍으며 축제를 즐겼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 선수 204명을 파견했고 28개 종목 중 24개 종목에서 금메달 10개 이상, 종합 순위 10위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은 남자 역도선수 최전위(23)를 기수로 앞세워 156번째로 행진했다. 한국 선수들과는 달리 북한 선수단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입장했다.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도 올림픽을 담아낼 휴대전화나 캠코더는 들고 있지 않았다.

선수단 입장이 끝난 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의 개회 선언과 올림픽 깃발 게양, 선수단 선서가 차례로 이어졌다. 이후 경기장이 암전됐다. 최종 점화의 시간이다. 최종 점화자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마라톤에서 37㎞ 지점까지 선두로 달리다가 아일랜드 출신 종말론 추종자의 방해로 금메달을 놓친 비운의 마라토너 반데를레이 지 리마가 그 주인공이었다.

예상치못한 관중의 난입으로 지 리마는 주행 중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 완주해 결국 동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그는 결승선에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0C)는 지 리마에게 진정한 스포츠인임을 증명하는 ‘피에르드 쿠베르탱’ 메달을 수여했다. 이같은 의미를 살려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새로운 세상’이라는 구호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로 지 리마를 최종 점화자로 낙점했다. 지 리마는 계단을 뛰어올라 성화대에 불을 붙였고 성화대는 와이어에 연결돼 공중으로 떠올랐다.

한국의 리우올림픽 첫 금메달은 6일(한국시각) 밤 11시쯤 여자 사격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여자 사격 10m 공기소총에 김은혜, 박해미가 출전한다. 7일엔 진종오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한다. 또 같은 날인 7일 양궁 남자 단체전과 유도 남자 60㎏급 김원진도 금메달을 노린다. 리우/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권승록 기자의 ‘올라! 리우 올림픽’ 1신:도로 곳곳에 비니시우스…그러나 삼바 열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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