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당시 김선일(맨 오른쪽) 한국 사격대표팀 코치가 남자 50m 권총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확정지은 진종오(왼쪽), 최영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그는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는 대만 사격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한때는 든든한 우군이었지만, 리우에서는 적장이 돼서 돌아왔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대만 사격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선일 감독이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 사격대표팀 코치로 진종오의 2관왕(10m 공기권총·50m 권총)을 이끌었고, 감독을 맡았던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당시 고교생 김청용이 2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김 감독은 2014년 한국 대표팀을 떠나 대만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았다. 연임을 제한한 국가대표팀 지도자 규정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10여년 전부터 코치 아카데미 강의를 하면서 대만과 인연을 맺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부임한 이후 한국 주니어대표 수준이던 대만 사격팀은 이번 대회에서 4명의 올림픽 출전 선수를 배출했다.
정훈 중국 남자 유도대표팀 감독이 2일 리우데자네이루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4년 전에는 한국 유도대표팀 감독이었다. 리우/연합뉴스
2012 런던올림픽에서 김재범과 송대남의 금메달을 조련했던 정훈 한국 남자 유도대표팀 감독도 리우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변신했다.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정훈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중국 유도는 역대 올림픽에서 메달 20개를 따냈지만 모두 여자선수뿐이었다. 정 감독은 “리우 대회를 앞두고 남자부에서 3체급이나 올림픽 진출권을 따낸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체급별 세계랭킹이 130위권 밖에 있던 선수들이 모두 20위권 안으로 들어왔다. 정 감독은 “금메달 가능성은 적지만 1%의 가능성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궁 국가대표 출신인 박영숙 감독은 리우올림픽에서 말라위 양궁팀을 지휘하고 있다. 리우/연합뉴스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박영숙 말라위 양궁대표팀 감독도 말라위를 사상 첫 본선행으로 이끌었다. 말라위는 양궁 선수들의 환경이 열악해 달걀판과 폐지로 과녁을 만들어 썼다고 한다. 한국에서 많이 도와줘 천신만고 끝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는 박영숙 감독은 “2013년 말라위에서 양궁 지도를 시작할 때부터 리우행을 생각했다”며 “선수들이 수준급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2년째 일본 대표팀을 맡고 있는 박주봉 감독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4강전 도중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박주봉 감독은 12년째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맡으며 이번 리우올림픽에도 나선다. 그는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벌써 3번째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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