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리 뭇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이 6월24일 모스크바에서 반도핑 실험 관련 프레스 투어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국가적으로 도핑을 지원한 러시아에 전 선수 리우올림픽 출전 불허라는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동·하계 올림픽을 비롯해 각종 대회에서 선수들의 도핑을 국가적으로 지원한 러시아를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도록 할 것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권고했다고 <비비시>가 19일(한국시각) 보도했다. 토마스 바흐 아이오시 위원장은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러시아의 리우올림픽 출전 허용 여부를 곧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와다가 임명한 리처드 매클래런 박사팀의 보고서를 보면, 러시아는 런던올림픽 준비 과정과 소치올림픽을 비롯해 2011~2015년 이뤄진 30개의 스포츠에서 580건의 도핑 양성반응 시료를 은폐한 것으로 돼 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요원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클래런 보고서를 보면 선수들은 경기 전에 약물에 오염되지 않은 오줌 샘플을 제출해 러시아 당국에 맡겼고, 도핑 약물이 존재하는 경기 뒤 오줌 샘플은 하수도 처리원으로 위장한 러시아연방보안국 직원이 몰래 빼내 일찌감치 준비한 오염되지 않은 샘플과 바꿔치기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57일간 조사를 한 매클래런 박사는 “표면의 더께만 걷어냈다”고 말해 국가 차원의 도핑이 훨씬 광범위하고 뿌리 깊게 이뤄졌음을 암시했다. 와다는 “아이오시가 러시아의 모든 선수들에게 리우올림픽 출전을 금지해야 하는 조처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레이그 리디 와다 회장은 “은폐의 규모가 공포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리 나고르니흐 체육부 차관을 퇴출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가적 도핑 사건의 최고 책임자이며 측근인 비탈리 뭇코 체육부 장관은 유임시킬 뜻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도핑을 내부고발한 전직 러시아 반도핑연구소 소장 그리고리 롯첸코프를 향해 “남 욕 잘하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고 묘사하는 등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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