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훈(왼쪽)이 2014년 10월3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2014아시안게임 복싱 남자 라이트플라이급 결승에서 자크포브(카자흐스탄)와 경기를 펼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단 1명의 한국 복싱선수도 볼 수 없게 됐다.
한국의 최경량급 간판 신종훈(27·인천시청)은 9일(한국시각) 베네수엘라의 바르가스에 열린 국제복싱협회(AIBA) 주관 2016 APB/월드시리즈복싱(WSB) 올림픽 선발대회 49㎏급 3~4위전에서 아르헨티나의 레안드로 플랑크에게 0-3으로 판정패했다. 신종훈은 8강에서 승리하고 4강에 올랐으나 벨라스케스 알타미라노 호세리토(멕시코)에게 판정패하며 3~4위전으로 밀려났다.
신종훈이 이 체급 3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을 놓치면서 한국 복싱은 남자 10체급을 비롯해 남녀 모두에서 1명의 선수도 리우올림픽에 참가시킬 수 없게 됐다. 복싱이 올림픽 참가 이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것은 68년 만에 처음이다. 1980년 모스크바대회에서는 한국선수단 전체가 동서냉전의 논리로 불참했다.
한국은 3월 중국 첸안에서 열린 지역 선발대회와 지난달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패자부활전에서 잇따라 올림픽 티켓 확보에 실패한 뒤 이번 대회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함상명(56㎏)과 신종훈이 출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상명은 8강에서 탈락했고 신종훈은 실전 감각 저하와 살인적인 감량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신종훈은 계체를 사흘 앞두고 국제복싱협회로부터 갑작스럽게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신종훈은 2014년 국제복싱협회로부터 1년6개월의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당시 전국체전에 참가한 것이 국제복싱협회 프로리그와 계약 위반이라는 것이다. 국제복싱협회는 이번 대회를 코앞에 두고 경량급 선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종훈의 출전을 허락했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신종훈은 3일 동안 무려 3.5㎏을 감량하는 무리를 해야 했다.
한국 복싱은 역대 올림픽에서 메달 20개를 수확하며 한때는 효자종목으로 꼽혔으나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2004년 동메달 2개, 2008년 동메달 1개에 그쳤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출전선수가 2명에 불과했고, 이번 올림픽에는 출전선수의 맥마저 끊기게 됐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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