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Rio 우리가 간다]
탁구 남자복식 이상수-정영식
탁구 남자복식 이상수-정영식
리우올림픽 탁구 복식에 출전하는 정영식(왼쪽)?이상수가 5일 서울 태릉선수촌 탁구장에서 막바지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상수형 제대로 터지면 금도 가능해요” 지금 탁구계는 ‘중국뿐인 세상’이다. 올림픽 탁구는 남녀 단식과 단체전에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2008 베이징과 2012 런던에서 8개의 금메달을 모두 중국이 가져갔다. 한국은 유승민(34)과 주세혁(36)이 주축을 이뤄서 남자 단체전 동메달(베이징)과 은메달(런던)을 따냈지만 이후 한국은 이들에게 필적할 차세대 주자를 발굴하지 못했다. 단체전 메달을 바라보는 한국 탁구계로선 애가 타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지난달 2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6 코리아오픈 남자 복식 준결승에서 이상수-정영식 짝은 중국의 마룽(28·세계 1위)-판전둥(19·세계 2위) 짝을 3-2로 꺾으며 메달 가능성을 밝혔다. 비록 결승전에서는 쉬신(26·세계 3위)-장지커(28·세계 4위) 짝에게 0-3으로 졌지만 올림픽 직전 ‘만리장성’의 벽을 넘어봤다는 건 큰 소득이다. 단체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복식에서 선수 구성에 골머리를 앓던 한국대표팀이 희망을 본 순간이었다. 이상수-정영식 모두 이번이 올림픽 첫 출전이다. 그만큼 심리적 부담도 크다. 지난 코리아오픈 단체전 준우승으로 한국이 4번 시드를 차지해 4강까지는 중국을 피할 수 있게 되면서 메달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상수는 “부담감과 긴장감을 털어내는 게 우선이다”라고 했다. 세계대회 결승에서 긴장한 탓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픈 기억 때문”이라고 했다. 이상수는 최근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는 정영식에게 스포츠심리상담을 추천했다. 정영식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내며 세계 12위에 올랐지만 올해 이상하리만치 연패를 거듭했다. 정영식은 “올림픽이 끝나면 탁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그때 이상수는 정영식을 데리고 스포츠심리치료소를 찾았다. 그 자신이 2013년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서 최악의 부진을 겪을 때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다녔던 곳이다. 충실히 치료를 따른 정영식은 “예민한 편이라 잠을 잘 못 잤는데 지금은 숙면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상수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주거니 받거니, 두 사람의 랠리는 훈련장을 떠나서도 계속됐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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