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한국 양궁 ‘황금 주말’

등록 2014-09-28 20:22수정 2014-09-28 21:31

정다소미(왼쪽부터)와 이특영, 장혜진이 28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여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물어 보고 있다. 정다소미는 개인전 결승에서 장혜진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인천/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정다소미(왼쪽부터)와 이특영, 장혜진이 28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여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물어 보고 있다. 정다소미는 개인전 결승에서 장혜진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인천/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리커브, 여자단체 ‘5연패’ 위업
정다소미는 개인전까지 2관왕
남자 개인 오진혁도 ‘금 시위’
컴파운드는 여자단체·개인 석권
양궁에서 금5·은3·동1개 휩쓸어
‘황금 트리오’였다. 1번 궁사 장혜진(27·엘에이치), 2번 궁사 이특영(25·광주시청), 3번 궁사 정다소미(24·현대백화점). 세 선수는 결승전 3세트 동안 56점씩을 쐈다. 누가 잘 쏘고, 누가 못 쏘는 일 없이 모두 같은 점수를 기록했다. 대회 보름 전 갑자기 세트제로 바뀐 경기 규칙도 이들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어깨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한 주현정(32·현대모비스)은 후배들의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한겨레> 9월26일치 15면)

한국은 28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세트 점수 6-0으로 중국을 완파하며 아시안게임 5연패를 달성했다. 정다소미는 개인전 결승에서 동료 장혜진을 7-1로 이기고 2관왕을 차지했다. 양궁 대표팀의 맏형 오진혁(33·현대제철)은 리커브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고, 남자 대표팀은 단체전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양궁의 힘을 보여준 날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트제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난 4월부터 모든 국제대회 단체전이 세트제로 바뀌었지만 아시안게임은 기존의 점수 합산제로 치르기로 했었다. 하지만 세트제를 적용해야 공인 대회로 인정한다는 세계양궁연맹의 결정을 거스를 수 없었다. 각 세트는 단 6발(선수당 2발)로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당일 컨디션이나 심리적 요인이 많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여자 단체전 결승이 끝난 뒤 2·3위를 차지한 중국와 일본 선수들은 “규칙이 바뀌기 전엔 한국의 수준이 높아 불리했다. 이제 우리에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단체전 3명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선 첫번째 선수의 활약이 중요하다. 서거원 대한양궁협회 전무는 “배짱 있는 선수를 1번에, 실력이 가장 좋은 선수를 3번에 놓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팀의 1번은 장혜진이었다. 그는 소속팀에서 자비를 들여 심리훈련을 받을 정도로 ‘멘탈’ 훈련에 공을 쏟았다. 기술적 약점도 보완했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며 화살의 길이를 3~4㎜ 줄였다. 화살의 길이를 줄이면 무게도 줄고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은 체구(키 158㎝, 몸무게 48㎏)의 장혜진에겐 최선의 선택이었다. 소속팀 지도자인 오선택 엘에이치(LH) 감독은 “혜진이는 원래 ‘만작’(활을 최고로 당긴 상태)을 했다. 힘을 너무 많이 써 바짝 당기니 시간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힘을 조금 빼는 자세로 바꾸며 발사 시간도 5초 안팎으로 줄였고, 압박감이 가장 큰 1번 궁사로서 실수 없이 경기를 마쳤다.

세트를 마무리하는 3번 궁사는 정다소미였다. 그는 키(173㎝)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힘이 좋아 활과 화살도 다른 선수들의 것보다 길다. 긴 화살은 흔들림이 적어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다. 그는 태풍 ‘풍웡’의 영향이 있었던 예선라운드에서 오조준을 거의 하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발사 시간은 10초 정도로 긴 편이었다. 활시위를 오래 당기면 생각하는 시간도 길어져 실수할 확률이 높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발사 시간을 7~8초로 줄였다. 소속팀에서 그를 지도한 조은신 현대백화점 감독은 “마지막에 나오며 남은 시간을 다 쓸 수 있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어깨 부상을 당한 주현정의 ‘아름다운 양보’도 팀의 응집력과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언니의 양보로 부담을 많이 느낀 이특영을 가운데 배치하며 부담을 줄여준 것도 전략이었다. 2관왕 정다소미는 “처음으로 세트제가 도입되었는데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날 컴파운드에선 최보민(30·청주시청)이 여자 개인·단체 2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석지현(24·현대모비스), 김윤희(20·하이트진로)와 함께 나선 결승에서 대만을 이기고 금메달을 따냈고, 개인전에선 동료 석지현을 꺾고 두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보민은 지난해 10월 터키 안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망한 신현종 전 대표팀 감독에게 영광을 돌렸다. 컴파운드 남자팀은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8개 종목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인천/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한국이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린샤오쥔 응원하는 중국 [아오아오 하얼빈] 1.

“한국이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린샤오쥔 응원하는 중국 [아오아오 하얼빈]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2.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3.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심석희 “17살 때부터 4년간 조재범 코치가 상습 성폭행” 4.

심석희 “17살 때부터 4년간 조재범 코치가 상습 성폭행”

셀틱 양현준 1골2도움 폭발…팀은 FA컵 8강 진출 5.

셀틱 양현준 1골2도움 폭발…팀은 FA컵 8강 진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