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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무서운 스무살, 휘청대는 명문가를 구한다

등록 2012-11-09 20:31수정 2012-11-10 11:21

손흥민 vs 엘샤라위
▶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희망이다. 유럽 빅리그 가운데 하나인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는 국가대표팀의 대표적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이동국, 박주영은 물론 1970, 80년대 차범근과 1990년대 황선홍, 2000년대 박지성의 위상을 넘볼 만한 대형 공격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탈리아에는 엘샤라위가 있다.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의 핵심 공격수로 뛰고 있는 그는 무서운 상승세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축구의 새 해결사로 각광받고 있다.

화무십일홍이요, 권불십년이라 했다. 시간은 흐르고 만물은 변한다. 정상에 오르면 언젠가 내려가기 마련. 최고라 추앙받던 이도 언젠가 자취를 감추는 게 순리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저 멀리 펠레와 요한 크라위프(크루이프), 마라도나와 호나우두를 거쳐 근자의 지네딘 지단까지 내려온 ‘축구 고수’의 족보는, 이제 유럽 무대를 휘젓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그들의 시대도 시간과 함께 스러져 갈 것이다. 한국 축구의 스타 계보 역시 그러했다. 이를테면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 공격수의 흐름은 7, 80년대 차범근과 90년대의 홍명보-황선홍, 2000년대에 박지성을 지나 새로운 차세대 대표 스타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최근 들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대한민국 공격수 중에는 손흥민이 단연 으뜸이다. 이동국과 박주영, 두 선배 공격수들과 경쟁하며 대표팀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스무살 손흥민은 유럽 빅리그에서의 활약을 앞세워 무서운 기세로 성장중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손흥민과 동갑내기인 스테판 엘샤라위가 주목받고 있다. 명문 AC밀란의 공격수로 올 시즌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는 엘샤라위는 무서운 상승세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축구의 새로운 해결사로 각광받는다. 이 둘은 최근 약화된 전력으로 고전하는 소속팀들의 최전선에서 맹활약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각각 독일과 이탈리아의 명문팀인 함부르크와 AC밀란은, 여러 이유로 믿을 만한 공격수들이 모두 팀을 떠난 올 시즌, 이 두 선수의 활약에서 희망을 찾는 중이다. 명문가의 소년 가장이라 불리는 이 둘은, 향후 10년 아시아와 유럽의 대표 골잡이로 자리매김할 재목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손흥민의 성장은 이채롭다
학원축구는 고교때 1년이 전부
중3까지 아버지의 조련만 받다
16살 독일 함부르크로 가서
18살 성인무대 데뷔와 함께
팀내 최연소 득점 선수에 올랐다

엘샤라위는 엘리트 코스
16살에 성인 데뷔전 치른 이래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치고
18살에 세리에B 최우수선수
작년 AC밀란으로 이적했다

선배들 떠난 자리에서 무섭게 성장중

한국 축구계에서 손흥민은 이채로운 존재다. 이제껏 유럽 상위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을 기반으로 기회를 얻었다. 최근 들어 K리그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자국 리그에서의 활약만으로도 유럽 무대의 주목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이 ‘유럽행’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다. 축구클럽한테 선수는 가장 중요하고 귀한 자산이다.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유럽 클럽들에 아시아 선수는 여전히 위험 요소가 많은 투자 대상이다. 지구에서 공 좀 찬다는 선수들이 죄다 몰려든 유럽 무대에서, 성장 배경이 다른 아시아 선수가 선택되기에는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에서 건너온 대체재들이 너무 많다.

손흥민은 다르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 축구의 주류 시스템과 거리를 둔 채 성장했다. 학원 축구 외곽에서 만들어진, 보기 드문 성공 사례다. 손흥민은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선수 출신 아버지의 개인 조련을 받았을 뿐, 이른바 ‘학원 축구’라 불리는 학교 축구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 한국의 엘리트 축구 선수들은 대개 어린 시절부터 축구부 활동을 통해 각종 대회에 출전하며 기량을 향상시키지만 손흥민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 대신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기본기를 더욱 충실히 연마할 수 있었다. 1년여 동안 짧게 학원 축구를 경험한 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 팀에 입단한 이력도 이채롭다. 이 과정에서 그는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과 다른 환경을 경험하며 한국형 기반 위에 유럽형 사고방식과 플레이 스타일을 입히게 된다. 우리네 시스템을 학습하지 않은 손흥민이기에 유럽의 그것을 더 빠르게 흡수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였을까. 2008년부터 함부르크 유소년 팀에서 기량을 익힌 손흥민은 2010년 10월 성인 무대 데뷔전을 치르며 예상보다 빠르게 유럽 빅리그에 등장한다. 그리고 데뷔 2경기째 만에 첫 골을 터뜨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만 18살의 손흥민은 이 골로 함부르크 구단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득점한 선수가 된다. 한국의 미디어가 본격적으로 주목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이후 손흥민은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 축구팀에 발탁되어 2011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 출전해 1골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축구를 짊어질 차세대 공격수로서의 가능성을 만천하에 떨쳤다.

스테판 엘샤라위는 이른바 ‘순혈주의’를 고집하던 유럽 축구 명가들의 경향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다. 엘샤라위는 이집트 출신 아버지와 이탈리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최근 수년 동안 각국 대표팀이 혼혈 선수를 중용하기 시작한 흐름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신예 스트라이커다. 또래인 마리오 발로텔리처럼 아프리카의 피를 물려받은 엘샤라위는 이탈리아의 각급 연령별 축구대표팀을 모두 거친 엘리트 선수다. 유럽 축구의 정규 코스를 착실히 밟은 그는 17살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 출전한 것이 전부인 손흥민과는 다른 궤적을 그리며 지금에 이르렀다. 제노아 유스팀을 거쳐 2008년 만 16살의 나이로 제노아에서 성인 무대 데뷔전을 치른 이래 2010년 세리에B(2부리그) 파도바로 임대되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파도바에서 보낸 1년 동안 29경기에 출전해 9골을 기록한 그는, 높은 팀 기여도를 인정받아 만 18살밖에 안 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제치고 세리에B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다. 이후 명문 AC밀란으로 이적하여 입단 첫해인 2011~12 시즌 22경기에 출전해 2골에 그치는 평범한 시즌을 보냈지만, 2012년 2월 우디네세 원정에서 결정적인 골을 집어넣으며 팀의 부진을 끊는 활약을 펼친다. 수치상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성과였지만, 이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그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AC밀란과 장기 계약을 다시 맺는 데에 성공한다.

도르트문트와의 그 골…세리에A에서의 8골

두 선수는 한때 유럽을 제패했던 명문팀이 비틀거리는 시기에 등장해 높은 기대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또한 각 팀이 보유한 동시대 최고의 공격수들과 함께 뛰며 가르침을 받았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함부르크의 손흥민은 2010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옮겨온 네덜란드 공격수 뤼트 판 니스텔로이와 가깝게 지내며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2010년 여름 1군에 합류한 손흥민은, 16살 위인 판 니스텔로이의 조언을 받으며 성인 무대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판 니스텔로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박지성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러 인터뷰에서 한참 어린 후배인 손흥민을 자주 언급하며 높게 평가했다. 손흥민도 자신을 챙겨주는 판 니스텔로이를 멘토로 삼았다. 손흥민은 한 인터뷰에서 “발목을 크게 다쳐 오랫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어 울적하던 때에 판 니스텔로이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를 화장실로 데려갔다. 그러면서 ‘우리는 널 기다릴 거다’라고 얘기해주는데 참았던 눈물이 폭우처럼 쏟아지더라”며 판 니스텔로이와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판 니스텔로이는 2011년 여름 스페인 말라가로 이적하면서 손흥민에게 “언제든 전화하라”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판 니스텔로이가 떠난 뒤 함부르크는 공격난에 시달렸다. 기존의 베테랑 선수들은 들쭉날쭉했고, 손흥민은 새로운 감독이 부임한 뒤 꾸준한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득점 행진을 멈추었다.

재정난에 이은 전력 약화로 함부르크의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강등권을 넘나드는 고전 끝에 마무리된 지난 시즌, 그리고 개막 이후 줄곧 부진한 올 시즌의 흐름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명문으로 꼽히던 함부르크한테는 치욕적인 시간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에게는 호재였다. 재정난으로 고액 연봉의 노장 공격수들이 대거 팀을 떠난 뒤 주전 자리를 보장받았고, 동료들이 부진한 틈에 꾸준히 골을 집어넣으며 팀의 주축 공격수로 자리잡은 것이다. 감독의 신뢰 속에 매 경기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올 시즌 10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으며 팀 내 득점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9월23일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이끈 장면은 손흥민의 가치를 드높인 ‘사건’이었다. 손흥민이 이날 2골을 뽑아내며 격침한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팀이자 그때까지 리그 31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는 강호였다. 이전까지 가능성 있는 유망주로만 평가되던 손흥민은 이 경기를 통해 명실상부한 특급 스트라이커로 인정받게 된다. 그는 이후에도 팀이 필요할 때마다 골을 터뜨리며 하위권에 처진 팀이 중위권으로 올라서는 데에 결정적인 공헌을 세운다. 현재 리그 9위를 달리는 함부르크는 총 11골을 기록중인데 이 가운데 5골이 손흥민의 몫이다. 머리, 오른발, 왼발을 두루 사용해 골을 터뜨린 손흥민의 활약은 득점난으로 고전하던 팀 상황과 맞물려 그에게 ‘소년 가장’이라는 별칭이 붙게 했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두 명문팀
간판 공격수들이 떠난 것은
오히려 둘에겐 호재였다
손흥민은 올시즌 10경기에 5골
엘샤라위는 11경기에 8골
부진에 빠진 팀의 희망이 됐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그들에게 또다른 시험대
붉은 악마와 아주리 군단에서
월드 스타로 도약을 꿈꾼다

엘샤라위는 유럽 축구의 또다른 대표적인 소년 가장이다. 노장 선수들이 대거 떠난 AC밀란의 주포인 엘샤라위는 아직 만 20살이 채 되지 않은 어린 나이인데도 명문 구단 AC밀란의 핵심적인 공격수로 이미 자리매김한 상태다. 팀은 중간 순위 10위까지 처지며 악전고투를 하고 있지만 홀로 8골을 뽑아내며 득점 단독선두를 달리는 엘샤라위의 활약은 모두의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 11경기에 출전해 8골을 뽑아낸 것은 물론, 부진에 빠진 팀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필리포 인차기(은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PSG), 안토니오 카사노(인터밀란) 등이 모두 팀을 떠난 시즌이지만 파투, 파치니, 보얀 등 쟁쟁한 신진 스트라이커들 틈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으로 팀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실, 엘샤라위의 약진은 모두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뛰어난 재능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AC밀란이라는 명문 구단의 아우라를 딛고 이토록 이른 시기에 꽃을 피우리라 전망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엘샤라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까다로운 고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함께 발을 맞추며 기량뿐만 아니라 협업의 중요성을 익혔고, 세도르프(보타포구)나 가투소(시옹)의 조언과 꾸중을 들으며 톡톡 튀는 자신만의 개성을 통제하는 법을 배웠다. 팀에 즐비하던 노장 선수들과 함께 한 시즌을 보내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경기장 안팎에서 훨씬 더 무르익은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던 셈이다. 때마침 고참 공격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적절한 시점에 자신의 가능성을 빼어난 결과로 연결시키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도 동갑내기 손흥민과 맞닿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한국과 이탈리아 대표팀은 세대교체중

올 시즌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약진을 시작한 두 선수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기점으로 월드스타 도약을 꿈꾼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가 속한 국가 대표팀은 새로운 공격수의 등장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월드컵에서 각각 2002년 4강과 2006년 우승의 호황을 누렸던 대한민국과 이탈리아는 2014년 월드컵을 통해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할 꿈에 부풀어 있다.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공격진 재편이 지상 과제로 떠오른 상태. 먼저,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동국(전북 현대)과 박주영(셀타 비고)으로 좁혀진 기존 경쟁 구도가 흔들리는 중이다. 팬과 언론이 두 선수의 공존 가능성에 집중하며 논쟁하는 사이 대표팀에서 둘은 늘 큰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나서며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젊은 공격수들이 자리를 얻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다 보니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자연히, 대표팀 공격진의 세대교체를 주문하는 목소리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리그에서의 꾸준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서 늘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이동국은 적지 않은 나이(현재 34살)로 인해, 리그에서 지속적인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박주영은 전성기 실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각각 과도한 비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 손흥민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물론, 양쪽 측면 공격수로도 좋은 활약을 펼치는 손흥민의 다재다능함은 다가올 2014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에 꼭 필요한 재능으로 평가된다. 특히, 손흥민이 과감한 돌파와 직관적인 움직임, 그리고 폭발적인 슈팅과 온몸을 모두 동원해 기어이 골을 만들어내는 집중력을 선보이며 분데스리가를 활보하는 모습에서 모두들 ‘뭔가 다른’ 그의 스타일에 잔뜩 기대를 하고 있다. 강력한 압박으로 무장한 유럽 축구의 전투 현장에서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는 몸집을 웅크려 상대를 무너뜨린 손흥민의 플레이는 대표팀에 변화를 요구하는 이들에게 환상을 심어준다. 시원시원한 질주에 이어지는 호쾌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가르는 손흥민이 지금의 성장세를 계속 이어 간다면 그 환상이 다음 월드컵에서 실현될지도 모른다.

엘샤라위가 속한 이탈리아 대표팀도 비슷하다. 이탈리아의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공격진을 개편했다. 마리오 발로텔리(맨체스터 시티), 마티아 데스트로(AS로마), 그리고 엘샤라위 등 20대 초반 선수들을 최전방에 세우며 2014년 월드컵 준비에 나선 상태다. 이 중에서 엘샤라위는 소속팀에서와 마찬가지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본격적인 중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엘샤라위는 날랜 움직임과 탁월한 위치 선정 능력, 그리고 위력적인 슈팅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공격수가 갖춰야 할 여러 요소를 두루 장착한 이탈리아 축구의 신병기다.
서형욱 엠비시스포츠플러스 축구해설위원
서형욱 엠비시스포츠플러스 축구해설위원
노장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가 그라운드 안의 지휘를 사실상 도맡는 이탈리아 대표팀은 공격 라인업을 확정하지 않은 채 여러 젊은 선수를 두루 시험하고 있다. 이처럼 일종의 세대교체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세리에A 득점 선두를 달리는 엘샤라위의 상승세는 그가 대표팀 주전 공격수 경쟁에서 다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강점이다. 각각 붉은 악마(대한민국)와 아주리 군단(이탈리아)의 차세대 주포 자리를 노리는 두 선수는 나이만큼이나 같고, 대표팀 유니폼 색깔만큼이나 다른 각자의 역량을 뽐내며 미래에 도전하는 중이다. 아직 앞길을 장담할 수 없는 어린 나이지만, 어쩌면 그런 이유로 인해 둘의 앞날을 기대하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두 사람에 맞설 공격수는 누구인가

대한민국은 세대별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격수들을 배출해 왔다. 이회택, 차범근, 황선홍, 이동국, 박주영으로 이어지는 계보는 그 자체로 아시아 최강 스트라이커의 연대기다. 물론 수많은 경쟁자들이 존재했기에 이들의 골이 더 빛날 수 있었다. 가마모토, 미우라, 다카하라 등 일본 공격수들과 다에이, 바게리 등 이란 공격수들은 아시아 최고 자리를 두고 한국 선수들과 경쟁한 대표적인 이름이다.

아시아 최고 공격수를 향한 경쟁은 최근 들어 조금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다양한 전술의 도입과 함께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들의 득점 부담이 줄어들면서 2선에서 원톱 공격수를 지원하는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 더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손흥민 역시 그러한 범주에 속하는 선수다. 이러한 관점에서 손흥민과 아시아의 ‘차세대 공격수’를 경합하는 선수를 꼽아보면, 가장 먼저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있다. 손흥민보다 세 살이 더 많은 가가와는 독일 분데스리가를 평정한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건너간 스타플레이어다. 분데스리가 엠브이피(MVP)를 받은 뒤 거액의 몸값에 맨유에 입단한 선수이니 현재로선 손흥민을 경쟁 상대로 거론하는 것에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향후 10년간 아시아 정상급 선수로 경합할 선수라는 점을 고려했다.

스테판 엘샤라위와 경합할 유럽의 차세대 공격수 후보는 더 폭이 넓다. 이탈리아 리그 득점 1위 엘샤라위는 두 살 위의 대표팀 동료 마리오 발로텔리, 네덜란드의 예레마인 렌스(PSV), 잉글랜드의 대니 웰벡(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유력한 경쟁 상대다. 명문팀들이 외국에서 공격수들을 거액에 영입하는 경향이 짙어지다 보니 각국의 어린 공격수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처럼 탁월한 재능을 보유한 선수들이 꾸준히 경험을 쌓으면서 대륙을 호령할 그날을 기다리고 있어 지켜보는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서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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