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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진정한 울림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등록 2012-08-28 19:54수정 2012-08-29 09:58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는 사격 이윤리(왼쪽)는 50m 소총 3자세에서 신기록을 노리고, 휠체어 육상의 간판 홍석만(가운데)은 메달과 상관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펼친다. 사물을 분간하기도 힘든 유도의 최광근(흰색 도복)은 세계를 메칠 준비를 마쳤다.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에스티엔(STN) 제공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는 사격 이윤리(왼쪽)는 50m 소총 3자세에서 신기록을 노리고, 휠체어 육상의 간판 홍석만(가운데)은 메달과 상관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펼친다. 사물을 분간하기도 힘든 유도의 최광근(흰색 도복)은 세계를 메칠 준비를 마쳤다.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에스티엔(STN) 제공
29일, 장애인 올림픽 D-1
‘척추장애’ 사격 이윤리
친구 승용차 타고가다 빗길 사고
우연히 만져본 총에 ‘희망’ 장전

‘망막 분리증’ 유도 최광근
훈련 중 “꽝”… 깨어나니 안보여
주변 반대에도 도복 다시 입어

‘소아마비’ 육상 홍석만
3살때 찾아온 비극에 절망
지금은 ‘휠체어 육상’ 스타로

D-1.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30~9월10일·한국시각)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3개 종목 선수 88명, 임원 61명 등 149명이 참가한 한국은 금메달 13개로 종합 11위를 목표로 삼았다. 런던올림픽의 감동을 이어줄 예비스타 3명을 미리 만나봤다.

■ 장애가 만든 ‘사격 천재’ 이윤리 1996년 7월4일. 그날은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전남 완도군청 공무원이던 이윤리(38)는 퇴근길에 친구의 승용차를 얻어탔다. 그런데 빗길에 승용차가 삐끗한 뒤 비탈길로 굴러떨어졌다. 꽃다운 22살 이윤리는 간신히 눈을 떴지만 다리는 옴짝달싹 움직이지 않았다. 척추 장애로 치료와 재활을 거듭했다. 휠체어에 의지해 1년여 만에 병원 문을 나섰다. 세상은 절망으로 가득 찼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2006년 1월 어느날, 대전보훈병원 사격장에서 우연히 만져본 총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곳에서 특전사 저격수 출신 동갑내기 남편 이춘희씨를 만난 것도 운명이었다.

이윤리는 사격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다. 사격 입문 2년 만에 도전한 2008 베이징장애인올림픽 50m 소총 3자세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경기대회, 월드컵 대회를 모조리 석권했다.

런던에서도 한국선수단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그는 “세계신기록으로 런던 하늘에 애국가를 울려퍼지게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 망막분리증 극복한 유도 최광근 2004년 10월, 전국체전을 하루 앞둔 까까머리 고교생 최광근은 정신없이 훈련에 매달렸다. 순간 왼쪽 눈에 ‘쾅’ 하는 충격이 가해졌다. 눈을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 그의 인생도 송두리째 바뀌었다. 가벼운 충격에도 망막이 떨어져나가는 망막분리증으로 왼쪽 눈은 끝내 시력을 잃었다. 오른쪽 눈도 초고도 난시로 물체를 겨우 구별할 정도다. 녹내장과 백내장 등 합병증도 찾아왔다.

초등학교 때 유도를 권했던 어머니는 “도복만 봐도 화가 치밀었다”고 했다. 의사도 운동을 강력히 반대했다. 하지만 최광근(25)은 유도에서 다시 꿈을 찾았다.

한국체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양평군청에 입단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실업 1년생이던 2010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와 같은 해 세계장애인유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도 100㎏ 이하급 세계랭킹 1위로 금메달 1개가 목표인 한국 유도의 ‘희망’이다. 그는 “최고의 몸상태로 최상의 결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한국 최고의 장애인 스타 홍석만 이목구비가 뚜렷한 아이는 동네 자랑이었다. 그런데 3살 때 소아마비가 됐다. 부모는 억장이 무너졌다. 고등학교 때 시작한 휠체어육상. 20년이 지난 지금 홍석만(37)은 한국 장애인스포츠의 최고 스타가 됐다.

2004년 아테네장애인올림픽 100m와 200m에서 우승해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최초의 장애인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도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련도 많았다.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때 휠체어육상 800m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대회 의무분과위원회는 그의 장애 등급이 T54인데 장애 정도가 심한 T53으로 출전했다며 금메달을 박탈했다. 옥신각신 끝에 간신히 금메달을 되찾았지만 홍석만은 이번 런던 대회에서 T54 등급으로 출전한다.

출전 종목인 800m에서 6초, 1500m에서 11초가량 손해를 볼 수 있어 사실상 금메달은 힘들다. 그러나 한국 장애인올림픽 사상 최초로 세 대회 연속 메달을 노리는 홍석만은 “도전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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