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얼스코트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배구 8강 이탈리아전에서 강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여자배구 ‘죽음의 조’ 뚫고 4강
김연경, 6경기 165득점 맹활약
12개 참가국 선수 중 득점 1위
이탈리아 감독 “한국 수비 강해”
김연경, 6경기 165득점 맹활약
12개 참가국 선수 중 득점 1위
이탈리아 감독 “한국 수비 강해”
“제가 4강을 갔을 때는 눈물이 났는데, 후배들 잘하는 것을 보니 웃음만 나네요.”
전화기 너머 들리는 조혜정 배구연맹(KOVO) 기획육성위원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한국 구기에 첫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안긴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나는 작은 새’로 맹활약한 조 위원은 런던 응원을 갔다가 8일 귀국했다. 일정을 짧게 잡았을 정도로 배구인들조차 “여자배구 4강은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8일 새벽(한국시각) 런던의 얼스코트에서 한국 여자배구가 이탈리아(세계 4위)를 3-1(18:25/25:21/25:20/25:18)로 꺾고 4강에 진출하면서 팬들의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세계 15위 한국이 이탈리아를 꺾은 것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 이후 8년 만의 경사인데다, 이날 승리로 몬트리올 이후 36년 만에 4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조혜정 위원은 “김연경이 있으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고 4강 원동력을 설명했다.
‘죽음의 조’에서 탈출해, 메달권까지 달려온 배경에 ‘세계 최고의 공격수’ 김연경(24)이 있다. 1m92로 팀내 최장신인 김연경은 이탈리아전에서 28점을 올리는 등 조별리그 포함 6경기에서 165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27.5점으로 12개 참가국 선수 중 1위다. 2위인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가모바(평균 20.67점)와는 꽤 차이가 난다. 터키전 직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해야 할 정도로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김연경은 “악착같이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몸은 무겁지만 마음만은 가볍게 가자고 다짐했고 언니들이 도와준 덕분에 쉽게 경기한 것 같다”고 했다.
장윤희 <문화방송>(MBC) 해설위원은 “연경이는 어리지만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며 “일본리그에서도 잘했지만 터키리그에서 키가 큰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생각하는 배구에 눈을 뜬 것 같다”고 평했다. <비비시>(BBC)는 중계방송을 하면서 김연경을 ‘슈퍼우먼’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일본리그에서 2년 동안 활약한 뒤 지난해 터키 페네르바흐체로 이적했으며 소속팀을 2011~2012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원소속팀 흥국생명과 이적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지만 페네르바흐체로부터 연봉 15억원의 최고 대우를 약속받은 상태다.
올림픽 4강의 성과는 김연경 혼자 힘으로는 이룰 수 없었다. ‘맏언니’ 이숙자(32)부터 막내 김희진(21)까지 끈끈한 조직력, 수비력을 선보였다. 8강 상대 이탈리아 공격수 안토넬라 델 코레는 “한국팀 수비가 너무 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형실 대표팀 감독은 “예선전부터 본선 조별리그까지 산 넘어 산이었다. 계속해서 강팀을 상대해 어려운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의 정신력과 조직력이 점점 더 강해졌다”고 했다. 이어 “조별리그 이후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9일 밤 11시 세계 1위 미국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조별리그에서는 1-3으로 패했지만 준결승에서 복수혈전을 벼르고 있다. 김형실 감독은 “그동안 세르비아전, 이탈리아전 연패 탈출 등의 사슬을 끊어왔다. 몬트리올 동메달의 사슬까지 끊어 신화창조에 도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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