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선·박현하 자매가 8일 새벽(한국시각) 런던올림픽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수중발레) 자유 종목 듀엣 결선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싱크로나이즈드 박현선·현하
12년만에 결선 갔지만 최하위
‘선수부족’ 척박한 현실에 희망
12년만에 결선 갔지만 최하위
‘선수부족’ 척박한 현실에 희망
하루 10시간씩 매일 물속에서 지내온 4년. 그 시간은 3분여의 연기로 끝났다. 물속에서 나온 박현선(24)-박현하(23) 자매는 손을 잡고 점수를 기다렸다. 최종 점수는 174.160점. 런던올림픽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듀엣 부문 결선 12팀 가운데 12위다. 하지만 언니 박현선은 “금메달을 딴 것보다 더 값지다. 너무 기쁘다”고 했다.
한국 싱크로의 박현선·박현하 자매는 8일(한국시각) 런던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싱크로 듀엣에서 12년 만에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등록선수가 100명도 채 안 되는 척박한 현실에서 새로운 희망을 던진 셈이다.
자매가 런던올림픽에 마지막으로 도전한 것은 형제애 때문이었다. 소속팀 케이워터(K-Water)의 장윤경 감독은 “자매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잘되고 서로 위해준다. 다른 팀보다 동작의 일치가 매우 잘된다”고 평가했다. 싱크로 듀엣은 두명이 물속에서 함께 연기를 펼쳐야 해 팀의 호흡이 중요하다. 한명이 잘하더라도 둘의 연기가 조화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동생 박현하는 런던 입성 전에 한 인터뷰에서 “하나부터 끝까지 둘이 맞추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얘기를 많이 해야 하는데, 선후배이다 보면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가족이어서 쉽게 얘기하고 잘 맞춘다”고 했다. 국내 선수가 많지 않아 좋은 짝이나 연습 상대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매의 우애가 어려움을 뚫는 돌파구가 된 셈이다.
영국의 철인3종 메달리스트 앨리스터 브라운리(24)와 조너선 브라운리(22) 형제도 끈끈한 유대를 자랑한다. 이들은 강력한 경쟁자였던 하비에르 고메스(스페인)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견제해 은메달로 묶어둔 채, 각각 금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페인 농구팀의 형제 센터인 파우 가솔(216㎝·33)과 마르크 가솔(216㎝·28)도 팀의 핵심이다. 남자 농구는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등 황금진용을 자랑하는 미국프로농구(NBA)의 ‘드림팀’이 우승후보지만, 2008년 베이징에서 은메달을 따낸 두 형제가 가세한 스페인도 복병으로 꼽힌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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