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왼쪽)와 최영래가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그리니치파크의 왕립포병대기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마지막 한발로 금·은메달 희비가 엇갈린 뒤 서로를 위로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김선일 사격 감독.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대표팀 동료에 1.6점 뒤지다가
최종 발사서 0.5점차 대역전극
은 최영래 “메달 기쁨에 눈물”
최종 발사서 0.5점차 대역전극
은 최영래 “메달 기쁨에 눈물”
마지막 한발을 남겨두고 최영래(30·경기도청)와 진종오(33·KT)의 차이는 1.6점. 모두들 역전은 어렵다고 할 때 최영래의 총성이 울렸다. 8.1점. 최영래는 긴장한 나머지 최악의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어 진종오의 총성이 울렸다. 10.2점. 관중석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들렸다. ‘사격 황제’ 진종오는 엉엉 우는 후배 최영래를 부둥켜안고 등을 토닥였다.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그리니치파크의 왕립포병대기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선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마지막 한발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일군 진종오는 합계 662.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최영래는 이보다 0.5점 뒤진 합계 661.5점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진종오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개인종목으로는 한국 선수 최초로 여름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또 한국 선수 가운데 여자양궁 기보배에 이어 두번째로 이번 대회 2관왕이 됐다. 진종오의 금메달로 한국은 이번 대회 목표였던 10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동메달은 중국의 왕즈웨이(658.6점)에게 돌아갔다.
최영래는 본선에서 569점으로 1위로 결선에 진출해 금메달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영래에게 7점 뒤진 562점(5위)으로 결선에 오른 진종오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첫 발에서 4위, 셋째 발에서 3위, 넷째 발에서 2위로 성큼성큼 올라섰고, 다섯째 발부터 한국 선수끼리 금메달을 다퉜다.
진종오는 여덟째 발에서 10.6점을 쏘며 9.0에 그친 최영래와의 간격을 1.7점으로 좁히며 최영래를 압박했다. 아홉째 발에서 0.1점을 더 줄여 1.6점 차를 만든 진종오는 마지막 발에서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진종오는 경기 뒤 “기쁨과 미안함이 뒤섞여 어쩔 줄 모르겠다”고 했다.
최영래는 엄청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채 다섯째 발에서 7.4점, 마지막 발에서 8.1점을 쏘며 무너졌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1위를 달리고 있는 줄 몰랐다”며 “전광판을 확인한 뒤 메달을 땄다는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런던/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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