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정재성(왼쪽)이 5일(현지시각) 배드민턴 남자복식 동메달을 따낸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뒤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한테 금메달을 바치겠다던 정재성은 울먹이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말레이 꺾고 배드민턴서 유일 메달
건장한 두 남자는 매트에 드러누워 얼굴을 감쌌다. 강력한 끝내기 스매싱 공격 뒤에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두 손을 번쩍 드는 코치진을 보고서야 만감이 교차하는 듯 쓰러졌다.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정재성(30)-이용대(24·이상 삼성전기) 짝이 올림픽 사상 첫 ‘노메달’의 위기에 처했던 한국 배드민턴을 살렸다. 둘은 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복식 3~4위전에서 말레이시아의 쿠킨케앗-탄분헝 짝을 2-0으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이 이번 올림픽에서 거둔 유일한 메달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이용대는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복식 동메달로 두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정재성-이용대 짝은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23-21로 힘겹게 이겼다. 전날(4일) 있던 4강전에서 1세트를 이긴 뒤 내리 2·3세트를 내준 터라 안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용대의 재치있는 네트플레이와 정재성의 후위 공격에 힘이 실리면서 2세트는 21-10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정재성은 “동메달 결정전을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뛰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재성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다. 7년간 이어진 정재성-이용대 짝도 해체한다.
한국 배드민턴은 노메달의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시드니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노골드’로 올림픽을 마감했다. 배드민턴 5종목 중 단 1종목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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