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펜싱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25-39로 패했다.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눈물뒤 환희…한국 펜싱 사상 최다 메달
‘1초 오심’뒤 똘똘…금2·은1·동3개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 신아람
“행복하다…오심 사건과는 별개”
‘1초 오심’뒤 똘똘…금2·은1·동3개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 신아람
“행복하다…오심 사건과는 별개”
한국 펜싱이 눈물을 환희로 바꿨다. 그리고 신아람(26·계룡시청)도 웃었다.
신아람, 정효정(28·부산시청), 최인정(22·계룡시청), 최은숙(26·광주 서구청)으로 이뤄진 한국 대표팀은 5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25-39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펜싱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이로써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냈다. 또 9개 종목 가운데 8개 종목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냈다. 이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금 1개, 동 1개)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대회 초반 펜싱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남현희(31·성남시청)의 탈락과 신아람의 억울한 오심사건으로 가라앉았다. 상위 랭커들이 대거 포진한 남자 사브르 선수들은 개인전에서 하나같이 16강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그러나 ‘맏형’ 최병철(31·화성시청)이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첫 메달(동메달)을 따내며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그는 “나도 땄으니 후배들 누구나 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때부터 한국 펜싱은 거짓말처럼 날마다 메달을 쏟아냈다. 특히 기대하지도 않았던 김지연(24·익산시청)은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깜짝 금메달’을 일궜다.
심재성 여자 에페 코치는 “많은 훈련량과 적극적인 지원이 결실을 맺었다”고 했다. 여기에 ‘오심 사건’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이날 은메달을 목에 건 최인정은 “(오심사건이) 더욱 더 똘똘 뭉치게 한 계기가 됐다. 메달을 따서 (한국 펜싱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한편 은메달을 목에 건 신아람도 “행복하다”고 했다. 그러나 ‘1초 오심사건’에 대한 “응어리는 풀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날(오심사건) 이후로 밥이 잘 안 넘어가 (음료로 된) 건강보조 식품을 마시고 뛰었다”고 했다. “잠이 많은 편이라 하루 8시간은 자는데, 그날 이후로 하루 4시간 밖에 못잔다”며 마음고생도 털어놨다. 그는 잠자리에 들면 “내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를 했어야 정당하게 경기가 이뤄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맨돈다”고 했다.
신아람은 “그것과(오심사건과는) 단체전 은메달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체육회와 국제펜싱연맹이 추진한 특별상에 대해서도 “그 상을 왜 주는지 잘 모르겠다. 스페셜상이란 특별히 주는 상인데 나는 특별할 게 없다. (특별상에 대해) 정확히 들은 것도 없기 때문에 이렇다하게 드릴 말씀도 없다”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오심사건으로) 부모님 마음은 찢어질텐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 기쁘다. 엄마한테 은메달을 땄으니 이제 걱정 안해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런던/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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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람이 5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펜싱 에페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은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뒤로 든 채 관중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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