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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졸인 ‘2.5cm 승부’ 기보배 금맥 이었다

등록 2012-08-03 00:09수정 2012-08-03 13:55

기보배 선수
기보배 선수
양궁 여자개인 8년만에 정상
5세트 동점에 슛오프 접전
과녁 거리서 희비 엇갈려
한국인 감독 멕시코 은·동
이름 그대로였다.

한국 여자양궁의 ‘보배’ 기보배(광주광역시청)가 런던올림픽 하늘에 7번째 태극기를 올렸다.

기보배는 2일 밤(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아이다 로만(멕시코)과 세트점수 5-5(27:25/26:26/26:29/30:22/26:27) 동점을 이룬 뒤, 승패를 가르는 슛오프 한 발 싸움에 들어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슛오프에서 기보배와 로만은 모두 8점을 쏘았지만, 기보배의 화살이 좀더 과녁 중앙에 2.5㎝ 정도 가깝게 꽂혀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 여자 양궁은 2004 아테네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여자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기보배는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대회 2관왕도 차지했다.

5500명을 수용하는 로즈 크리켓 경기장은 태극기 물결로 일렁였다. 교민들은 얼굴에 태극 문양을 하거나 손에 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기보배를 응원했다. 그러나 경기장은 바람이 요동쳤고, 햇빛이 비치다가 느닷없이 빗방울이 떨어지는 등 전형적인 영국의 변덕스런 날씨를 보였다.

기보배는 동료 선수들이 8강(이성진)과 16강(최현주)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상황에서 부담을 안고 경기에 들어갔다.

기보배의 출발은 불안했다. 1세트에 9-9-9점을 쐈다. 그러나 로만이 세 발째 화살을 6점에 꽂는 실수를 저질러 1세트를 27-25로 앞서며 세트 점수 2점을 얻었다. 2세트에서는 26-26으로 비겨 동점 점수 1을 더해 3-1로 앞서 나간 기보배는 3세트에서 26-29로 져 세트점수 3-3 동점을 허용했다.

4세트에서 10-10-10을 쏴 앞서갔지만, 막판 9-9-8을 쏴 로만에게 지면서 슛오프에 들어간 뒤 간발의 차이로 금메달을 쏘았다.

기보배는 2010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에서 개인과 단체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여자 양궁의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또 올해 1차 월드컵에서도 개인 1위에 올랐고,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국내 선발전도 전체 1위로 가볍게 통과해 일찌감치 런던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다.

한편 한국의 이웅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 양궁팀은 3명 전원이 8강에 올랐고, 기보배에게 진 로만의 은메달, 마리아나 아비티아가 동메달을 따내는 등 두개의 메달을 챙겼다. 멕시코가 양궁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성진(전북도청)은 8강에서 아비티아(멕시코)에게 2-6(29:26/25:27/29:30/29:28)으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고, 최현주(창원시청)는 16강전에서 베랑제르 슈(프랑스)와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5-6(25:26/28:28/ 26:29/28:27/27:22<9:9>)으로 졌다. 마지막 화살을 똑같이 9점에 꽂았지만 슈의 화살이 10점에 더 근접했다. 런던/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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