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권총의 ‘샛별’ 김장미 선수가 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그리니치파크 왕립포병대기지 사격장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두 팔을 불끈 들어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권총 여자 25m ‘금’ 김장미
권총으로 바꾸니 국제대회 우승
권총 여자 25m 7년만에 세계신
“머리 자르고 싶어…회식 쏠게요”
유쾌발랄한 에너지도 금메달감 “머리 자르고 싶어요.” 금메달을 딴 소감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하는 선수가 몇명이나 될까. 1일(현지시각) 런던올림픽 사격 권총 여자 25m에서 금메달을 딴 김장미(20·부산시청)는 스무살다운 발랄함이 긍정의 에너지를 내뿜었다. “올림픽 시상대에 서려고 선수촌 내 미용실을 예약했는데 약속한 시간에 늦어 못 했어요.” 세계적인 대회에서 이런 여유를 부리다니. 이 ‘겁없는 막내 총잡이’가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섰다. 김장미는 결선에서 201.4점을 쏴 올림픽 신기록인 본선 점수(591)와 합쳐 합계 792.4점을 기록하며 한국선수단에 네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여자 사격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92년 여갑순(공기소총 금메달)에 이어 20년 만이고, 권총에서는 처음이다. 김장미는 20발을 쏘는 결선에서 줄곧 앞서다가 15발에서 중국의 천잉에게 역전을 허용했지만 18번째 발에서 동점을 이룬 뒤 1.0점 차이로 역전승을 일궜다. 마지막 다섯발을 남기고 0.8점 뒤지던 상황에서 만점인 10.9점을 쐈다. “연습 때 가끔 쏘는데 실전에서는 쏴봤던가. 기억이 잘 안 나요. 운인데 금메달 따려고 나왔나 봐요.(웃음)” 올림픽 첫 출전인 김장미는 대표팀에서 일찌감치 점친 금메달 후보였다. 올해 1월 첫 성인대회 출전인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0m 공기권총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고, 지난 4월 국제사격연맹(ISSF) 런던월드컵 사격대회 권총 여자 25m 부문에서 796.9점으로 7년 만에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뒤 광고 섭외가 이어지는 등 활약했지만 진종오에게 가려 언론의 주목은 크게 받지 못했다. 김장미는 “런던올림픽을 통해 내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장미는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2005년 소총으로 사격에 입문했다. 그러나 덧니 때문에 자세가 어그러지면서 기록이 떨어졌다. 사격 자체에 흥미를 잃어갈 즈음 당시 코치가 권총을 권했다. 2007년부터 권총으로 종목을 바꿨고 그날의 선택이 오늘의 챔피언을 낳았다. “어린 마음에 소총은 좀 재미없게 느껴졌어요. 자세 때문에 기록이 떨어지니 더 재미없었어요. 권총은 코치님의 권유에 한번 해봤는데 기록도 잘 나왔고 무엇보다 재미있었습니다.” 권총을 잡은 지 2년 만인 2009년 유스아시안게임 10m 공기권총에서 우승하는 등 물 만난 고기처럼 성장했다. 다음 목표는 인천아시안게임이다. 그리고 올림픽 2연패. “이번 올림픽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어요. 기술적인 부분과 심리적인 면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 진종오 선배처럼 4년 뒤엔 브라질에서 또 한번 도전하고 싶습니다.” 4년을 기다려온 시간이 끝났다. 가장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이 이렇다. “다 같이 회식하고 싶어요. 영국은 물가가 비싸다고요? 에이 금메달도 땄는데 괜찮아요. 제가 쏠게요.” 남지은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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