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김재범·송대남 금메달 뒤에는 ‘왕기춘’ 있었다

등록 2012-08-02 20:31수정 2012-08-02 22:57

송대남 선수(왼쪽)가 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90㎏급 금메달을 딴 뒤 정훈 감독과 맞절을 하고 있다. 송대남 선수의 아내 김정은씨는 정 감독의 막내 처제로 두 사람은 동서 사이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송대남 선수(왼쪽)가 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90㎏급 금메달을 딴 뒤 정훈 감독과 맞절을 하고 있다. 송대남 선수의 아내 김정은씨는 정 감독의 막내 처제로 두 사람은 동서 사이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유도 남자 90㎏급 ‘금’ 송대남
베이징 앞두고 특급신예 왕기춘
73㎏급서 이원희·김재범 제치자
송, 체급 올린 뒤 ‘화려한 은퇴식’
정 감독 “시련에도 성실해 믿었다”

“지금 이 행복한 순간이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1일(현지시각)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90㎏급에서 금메달을 딴 ‘다크호스’ 송대남(33·남양주시청)은 실감 나지 않는 듯 두 눈을 껌뻑였다.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낸 뒤 찾아온 달콤한 하루였다.

81㎏급 간판스타였던 송대남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선 권영우에게,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김재범에게 밀려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뒤 방황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양쪽 무릎 인대가 모두 끊어지는 시련까지 찾아와 2010년 무릎 수술까지 받았다. 유도 선수로선 황혼인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재기 불가능한 몸. “초등학교 때부터 22년간 해온 유도가 다 무슨 소용인가?” 허탈한 마음에 도복을 벗고 술로 세월을 보냈다.

올림픽을 향한 열정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러나 재기 무대로 선 2010년 11월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선발전에서도 김재범에게 밀리자, 지난해 5월 90㎏급으로 체급을 높였다. 그는 “모험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회상했다. “바뀐 체급으로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적응이 안 됐다. 덩치가 크니 기술을 걸어도 넘어가지 않았다.”

죽기 살기로 체중을 불리고 근력을 늘렸다. 보통 운동선수의 4배인 하루 2만㎉를 먹고, 3~4㎏이 빠질 정도로 운동했다. 한끼에 스테이크 13장을 먹은 일화는 이제 유명하다. “그냥 먹었다. 먹고 운동하고 먹고 운동하고.”

그의 뒤에는 정훈 감독이 있었다. 정 감독은 송대남이 좌절할 때마다 도전의식을 부추겼다. 동서지간인 둘은 금메달이 확정되자 얼싸안고 울다 맞절을 했다. 정 감독은 “송대남이 제게 욕도 많이 먹고 매일 밤 11~12시까지 훈련하며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하며 또 울었다. 정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태릉선수촌에서 처음 만난 송대남이 성실해 자신의 막내 처제에게 소개했다. 두 사람은 연애 3개월 만에 결혼했다. 석달 전에는 아기도 태어났다.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 한을 푼 것 같다”는 이 늦깎이 챔피언은 처음 출전한 런던올림픽에서 화려한 오륜무대 은퇴식을 치렀다.
1일오전(현지시각) 영국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2에서 열린 남자 유도 -90㎏급 결승전에서 송대남 선수가 아슬레이 곤잘레스(쿠바)를 꺽고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120801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m
1일오전(현지시각) 영국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2에서 열린 남자 유도 -90㎏급 결승전에서 송대남 선수가 아슬레이 곤잘레스(쿠바)를 꺽고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120801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m

송대남의 금메달도 김재범의 금메달도 시작은 ‘왕의 파동’이었다. 김재범은 73㎏급에서 81㎏급으로, 송대남은 81㎏급에서 90㎏급으로 연쇄적으로 체급을 높여 금메달을 땄다. 73㎏급은 이원희의 독무대였다. 이원희가 누군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한국 유도의 간판스타. 김재범이 위협해도 끄떡하지 않던 이원희는 혜성처럼 등장한 19살 왕기춘에게 발목이 잡혔다. 왕기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선발전에서 이원희를 꺾고 출전했다. 이후 73㎏급의 일인자는 왕기춘이었다. 이원희에 이어 왕기춘에게도 밀린 김재범은 81㎏급으로 체급을 높였다. 김재범의 등장은 81㎏급 세계랭킹 1위 송대남을 위협했고, 송대남은 90㎏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2일(현지시각) 출전한 황희태는 송대남을 피해 90㎏급에서 100㎏급으로 체급을 높였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배드민턴 ‘져주기’ 추가징계 가능성…세계1위 중국 위양 은퇴선언
KT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 판 커지나
한전, 전기요금 4.9% 인상할 듯
얄팍해진 지갑…엄마는 ‘새 옷’을 안 산다
[화보] 앗! 지성이형도 응원 왔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손흥민 활약…토트넘, 강호 리버풀 꺾고 카라바오컵 결승 눈 앞 1.

손흥민 활약…토트넘, 강호 리버풀 꺾고 카라바오컵 결승 눈 앞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2.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대한체육회 노조, ‘2024 올해의 관리자’ 안용혁·김보영·신동광 선정 3.

대한체육회 노조, ‘2024 올해의 관리자’ 안용혁·김보영·신동광 선정

페널티킥으로만 세 골…카타르 아시안컵 2연속 우승 4.

페널티킥으로만 세 골…카타르 아시안컵 2연속 우승

손흥민, ESPN 선정 2024 세계 공격수 톱10 5.

손흥민, ESPN 선정 2024 세계 공격수 톱10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