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남 선수(왼쪽)가 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90㎏급 금메달을 딴 뒤 정훈 감독과 맞절을 하고 있다. 송대남 선수의 아내 김정은씨는 정 감독의 막내 처제로 두 사람은 동서 사이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유도 남자 90㎏급 ‘금’ 송대남
베이징 앞두고 특급신예 왕기춘
73㎏급서 이원희·김재범 제치자
송, 체급 올린 뒤 ‘화려한 은퇴식’
정 감독 “시련에도 성실해 믿었다” “지금 이 행복한 순간이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1일(현지시각)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90㎏급에서 금메달을 딴 ‘다크호스’ 송대남(33·남양주시청)은 실감 나지 않는 듯 두 눈을 껌뻑였다.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낸 뒤 찾아온 달콤한 하루였다. 81㎏급 간판스타였던 송대남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선 권영우에게,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김재범에게 밀려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뒤 방황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양쪽 무릎 인대가 모두 끊어지는 시련까지 찾아와 2010년 무릎 수술까지 받았다. 유도 선수로선 황혼인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재기 불가능한 몸. “초등학교 때부터 22년간 해온 유도가 다 무슨 소용인가?” 허탈한 마음에 도복을 벗고 술로 세월을 보냈다. 올림픽을 향한 열정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러나 재기 무대로 선 2010년 11월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선발전에서도 김재범에게 밀리자, 지난해 5월 90㎏급으로 체급을 높였다. 그는 “모험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회상했다. “바뀐 체급으로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적응이 안 됐다. 덩치가 크니 기술을 걸어도 넘어가지 않았다.” 죽기 살기로 체중을 불리고 근력을 늘렸다. 보통 운동선수의 4배인 하루 2만㎉를 먹고, 3~4㎏이 빠질 정도로 운동했다. 한끼에 스테이크 13장을 먹은 일화는 이제 유명하다. “그냥 먹었다. 먹고 운동하고 먹고 운동하고.” 그의 뒤에는 정훈 감독이 있었다. 정 감독은 송대남이 좌절할 때마다 도전의식을 부추겼다. 동서지간인 둘은 금메달이 확정되자 얼싸안고 울다 맞절을 했다. 정 감독은 “송대남이 제게 욕도 많이 먹고 매일 밤 11~12시까지 훈련하며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하며 또 울었다. 정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태릉선수촌에서 처음 만난 송대남이 성실해 자신의 막내 처제에게 소개했다. 두 사람은 연애 3개월 만에 결혼했다. 석달 전에는 아기도 태어났다.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 한을 푼 것 같다”는 이 늦깎이 챔피언은 처음 출전한 런던올림픽에서 화려한 오륜무대 은퇴식을 치렀다.
송대남의 금메달도 김재범의 금메달도 시작은 ‘왕의 파동’이었다. 김재범은 73㎏급에서 81㎏급으로, 송대남은 81㎏급에서 90㎏급으로 연쇄적으로 체급을 높여 금메달을 땄다. 73㎏급은 이원희의 독무대였다. 이원희가 누군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한국 유도의 간판스타. 김재범이 위협해도 끄떡하지 않던 이원희는 혜성처럼 등장한 19살 왕기춘에게 발목이 잡혔다. 왕기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선발전에서 이원희를 꺾고 출전했다. 이후 73㎏급의 일인자는 왕기춘이었다. 이원희에 이어 왕기춘에게도 밀린 김재범은 81㎏급으로 체급을 높였다. 김재범의 등장은 81㎏급 세계랭킹 1위 송대남을 위협했고, 송대남은 90㎏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2일(현지시각) 출전한 황희태는 송대남을 피해 90㎏급에서 100㎏급으로 체급을 높였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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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오전(현지시각) 영국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2에서 열린 남자 유도 -90㎏급 결승전에서 송대남 선수가 아슬레이 곤잘레스(쿠바)를 꺽고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120801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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