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세계1위 중국팀, 자국팀과 결승서 만나려 ‘고의 패배’
한국도 불똥 4명 탈락해…잇단 판정논란에 또 악재
한국선수단 “중국 때문에 생긴 일” 연맹에 제소키로
세계1위 중국팀, 자국팀과 결승서 만나려 ‘고의 패배’
한국도 불똥 4명 탈락해…잇단 판정논란에 또 악재
한국선수단 “중국 때문에 생긴 일” 연맹에 제소키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리그에서 벌어진 ‘고의 패배’ 의혹과 관련해 한국 선수 4명 등 8명을 무더기 실격처리했다. 한국선수단은 이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연맹에 제소하기로 했다.
토마스 룬 연맹 사무총장은 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의 패배와 관련된 여자복식 4개조 선수 모두 실격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룬 사무총장은 “반복적으로 서비스를 네트에 꽂거나 일부러 스매싱을 멀리 보내는 불성실한 경기를 펼쳤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이날 청문회에 선수들을 불러 의견을 먼저 들었다.
이 결정으로 인해, 8강에 진출한 세계 8위인 한국의 정경은-김하나, 하정은-김민정, 세계 1위인 중국의 왕샤오리-위양, 인도네시아의 메일리아나 자우하리-그레이시아 폴리 등 8명이 실격을 당했다. 한국선수단은 수영·펜싱·유도에서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피해를 당한 데 이어, 스포츠 정신을 훼손했다며 실격까지 당하는 악재를 겪게 됐다.
사달은 이날 열린 왕샤오리-위양 짝과 정경은-김하나 짝의 A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시작됐다. 가장 긴 랠리가 4번의 스트로크를 주고받은 것에 불과할 정도로 엉성한 경기가 펼쳐졌고, 중국이 한국에 0-2(14:21/11:21)로 져 A조 2위가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왕샤오리-위양 짝이 4강까지 D조의 중국 선수와 만나지 않고 결승에서 자국 선수끼리 1·2위를 다투려고 A조 2위를 택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어진 C조 경기에서도 촌극이 벌어졌다. 하정은 짝과 자우하리 짝이 맞붙었는데, 심판이 경기 중단을 뜻하는 블랙카드를 꺼낼 정도로 경기의 박진감이 떨어졌다. C조 1위로 오르면, A조 2위인 최강 왕샤오리 짝과 8강에서 만나기 때문에 서로 지려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단 의혹이 제기됐다. 경기에선 한국이 2-1(18:21/21:12/21:14)로 이겼다.
공교롭게도 이날 승부조작 근절에 강력한 의지를 밝혀온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문제의 경기를 직접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격처리엔 자크 로게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배드민턴 강국들의 8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이들에게 패한 선수들이 대신 8강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선수단은 반발했다. 배드민턴 대표팀 관계자는 “청문회를 마치고 연맹한테서 실격 통보를 받았지만,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의 패배 의혹이 불거졌지만 한국 선수들은 모두 경기에서 이겼다는 이유에서다. 성한국 대표팀 감독은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이 제대로 경기를 했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연맹은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이의 신청이 들어오면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고의 패배가 나올 수 있는 경기방식을 도입한 연맹도 비판에 직면할 듯 보인다. 연맹은 이번 올림픽부터 조별리그를 거쳐 토너먼트 승부를 하도록 경기방식을 바꾸었다. 라세 분고르 호주 코치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대진표를 조정할 수 있게 만든 현재 방식이 좋지 않다”고 연맹의 경기 운영방식을 지적했다. 런던/김동훈 기자,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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