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박태환, 경기뒤 웃음꽃 만발 ’수다’ 인터뷰

등록 2012-07-31 20:41수정 2012-07-31 22:22

박태환 200m 2연속 은메달
최선다한 은빛 레이스 위풍당당 금빛 웃음꽃

열악한 신체 극복 ‘대단한 열정’
큰짐 던듯 경기뒤 40여분 인터뷰
“세계적 선수들과 경쟁, 행운이다”
밝게 웃었다. 아주 밝게 웃었다. 최선을 다한 자만이 표현할 수 있는 웃음이다. 그의 웃음은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즐거움의 엔도르핀을 마구 쏟아낼 수 있는 웃음이었다.

정확히 48시간 전. 그는 바로 그 자리에서 얼굴을 감싸며 복받쳐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 울음을 그는 이제 해맑은 웃음으로 변환시켰다. 단지 자신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슬픔은 항상 지나가고 자신의 노력에 의해 즐거움으로 바뀔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금메달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줬다.

박태환(23·SK텔레콤)이 31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 출발점에 서 있을 때, 그와 함께 결승에 출전한 선수들의 기세는 당당했다. 동양의 맞수 쑨양(중국)은 이미 자유형 400m를 우승했고, 200m 예선-준결승을 1위로 통과했다. 키도 박태환보다 15㎝나 크다. 갓 20살을 넘긴 프랑스 야니크 아녤은 시즌 최고기록 보유자로 키도 202㎝. 여기에 지난 대회 챔피언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출전을 양보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라이언 록티(28), 그리고 세계기록 보유자인 독일의 파울 비더만.

올림픽 사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동양인은 한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체력과 신장에서 절대강자만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종목이다. 수영의 절대고수만이 정상을 노릴 수 있다.
박태환(오른쪽)과 쑨양이 31일(한국시각) 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딴 뒤 밝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태환(오른쪽)과 쑨양이 31일(한국시각) 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딴 뒤 밝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박태환은 결코 주눅들지 않았다. 박태환은 첫 50m를 24초73으로 통과하며 4위로 턴을 했다. 쑨양도 6번째로 50m 지점을 지났다. 초반부터 치고 나온 아녤은 24초55로 선두로 나섰다. 이후 박태환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50~100m 구간을 26초07로 통과하며 2위까지 올라섰다. 이때까지 아녤이 선두, 록티가 3위, 쑨양은 4위였다. 150m에서는 록티가 2위 박태환은 3위였다.

역시 박태환에게 200m 정상은 무리였다. 그러나 기대를 놓을 수 없었다. 치열한 2위 싸움이 진행됐다. 마지막 50m에서 박태환은 전력을 다해 물살을 갈랐고, 아녤(1분43초14)에 이어 터치패드를 찍었다. 1분44초93. 그리고 쑨양도 박태환과 동시에 결승점에 들어왔다. 두 동양인 맞수는 100분의 1초까지 ‘사이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뒤 박태환은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를 무려 40분 이상 진행했다. 모든 무거운 짐을 다 벗어놓은 듯 다소 ‘수다’스러웠다. “최선을 다했다. 기록을 보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기록도 나오지 않았네’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최선을 다했다. 메달도 목에 걸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서 행운인 것 같다.”

박태환은 이번 은메달로 올림픽 통산 네번째 메달을 땄다. 한국 남자 선수가 여름올림픽에서 2회 연속 2개의 메달을 목에 건 것은 박태환이 처음이다. 시상대에서 박태환과 쑨양은 나란히 서서 손을 잡았다. 더이상 수영이 서양인들의 독무대가 아님을 박태환과 쑨양은 보여줬다. 그리고 신체적인 열세는 단지 보이는 것일 뿐이라는,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열정임을 박태환은 보여줬다.

런던/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지원 기습출두에 허찔린 수사팀 부랴부랴 조사채비
“현병철은 식물대통령 아바타…두 사나이가 국민 비극 불러”
김일성 찬양하면 학점 잘줬다고? 자고 일어나니 난데없는 ‘종북교수’
“피디수첩 작가 6명 해고, 프로그램 사망선고”
[화보] ‘멈춘 1초’ 신아람의 눈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손흥민 활약…토트넘, 강호 리버풀 꺾고 카라바오컵 결승 눈 앞 1.

손흥민 활약…토트넘, 강호 리버풀 꺾고 카라바오컵 결승 눈 앞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2.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대한체육회 노조, ‘2024 올해의 관리자’ 안용혁·김보영·신동광 선정 3.

대한체육회 노조, ‘2024 올해의 관리자’ 안용혁·김보영·신동광 선정

페널티킥으로만 세 골…카타르 아시안컵 2연속 우승 4.

페널티킥으로만 세 골…카타르 아시안컵 2연속 우승

손흥민, ESPN 선정 2024 세계 공격수 톱10 5.

손흥민, ESPN 선정 2024 세계 공격수 톱10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