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맞수’ 박태환-쑨양, 아시아의 마린보이들
자유형 200m 공동 은메달…100분의 1초까지 같아
박태환 “나를 롤모델 삼았다니 복받은 거죠” 화답
자유형 200m 공동 은메달…100분의 1초까지 같아
박태환 “나를 롤모델 삼았다니 복받은 거죠” 화답
남자 수영의 라이벌 박태환(23)과 쑨양(21)의 리턴매치가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3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박태환과 쑨양은 1분44초93을 기록해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순간을 다투는 기록경기에서 100분의 1초까지 같았던 셈이다. 우승은 1분43초14를 기록한 프랑스의 야닉 아넬(20)이 차지했다.
쑨양은 경기 직후 <신화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박태환과 함께 은메달을 따서 아주 좋다. 나는 박태환을 존경하고 항상 그를 강한 맞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형 200m는 쑨양이 올림픽에서는 처음 출전한 종목이다. 쑨양의 주종목은 자유형 1500m로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세계기록(14분35초43)을 세운 바 있다. 박태환도 1500m 경기에 출전해 쑨양과 마지막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박태환과 쑨양은 서로를 인정하는 맞수의 길을 걷고 있다. 쑨양은 자유형 200m 준결선 직후 인터뷰에서 박태환을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쑨양은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박태환의 동영상을 빼놓지 않고 챙겨본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도 “쑨양처럼 훌륭한 선수가 나를 롤모델 삼았다니 복받은 거죠”라고 화답했다.
이날 박태환과 쑨양은 똑같이 헤드셋을 끼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박태환은 노랑 바탕에 파랑 디테일의 헤드셋을, 쑨양은 중국 유니폼 색깔과 같은 빨강 헤드셋을 썼다. 공교롭게도 결승에 진출한 선수 8명 가운데 헤드셋을 착용한 이는 이들 두 사람뿐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땄던 박태환은 2연속 은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자유형 400m에서 딴 은메달을 합치면 이번 대회 두 번째 은메달이다. 한국 선수단에게는 이번 대회 6번째 메달을 안겼다.
박태환은 첫 50m를 24초73으로 통과하며 페이스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50m 지점에서 박태환은 4위에 불과했다. 쑨양도 페이스를 조절하는 듯 6번째로 50m 지점을 지났다. 아넬은 첫 50m를 24초55로 주파하며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박태환은 이후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50~100m 구간을 26초07로 통과한 박태환은 2위까지 올라섰다. 아넬이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쑨양은 4위로 100m 지점을 지났다. 라이언 록티(28·미국)는 3위를 달렸다.
150m까지 아넬이 계속해 선두를 지킨 가운데 록티가 2위로 앞섰고, 박태환은 3위를 유지하며 역전을 노렸다. 100m 지점을 지나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린 쑨양이 박태환의 뒤를 쫓았다.
박태환은 마지막 50m 구간에서 속도를 올려 27초05초로 통과했지만, 쑨양의 막판 스퍼트가 무서웠다. 쑨양은 마지막 50m 구간을 27초00으로 주파하며 박태환과 동시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화보] 쑨양은 태환이형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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