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양궁 31일부터 개인전
84년 LA서부터 이어오던 ‘금’
지난 베이징대회 은메달 그쳐
기보배·이성진, 개인예선 1·2위
최현주도 단체전 이후 상승세
84년 LA서부터 이어오던 ‘금’
지난 베이징대회 은메달 그쳐
기보배·이성진, 개인예선 1·2위
최현주도 단체전 이후 상승세
세 사람은 30일 런던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뒤, 두 팔을 들어올려 귀에 바짝 대는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개그콘서트>의 한 꼭지인 ‘용감한 녀석들’ 멤버들의 동작을 흉내낸 것이다. 막내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는 기자회견에서 “우린 용감하니까, (그런 세리머니를) 하기로 했다”고 웃으며, “경기장에서 하나로 똘똘 뭉쳐서 메달을 따내 기분이 좋았다”며 선배 언니들을 쳐다봤다.
‘하나’로 섞였던 한국 궁사들이 이젠 맞수가 된다. 올림픽 단체전 7연패를 일군 여자양궁의 기보배, 이성진(27·전북도청), 최현주(28·창원시청)가 31일부터 개인전 금메달을 놓고 활을 겨눈다. 준결승과 결승전은 다음달 2일 밤에 열린다. 이들은 8년 만에 올림픽 여자 ‘개인전’ 금메달 되찾기에 나선다. 여자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개인전 6연패를 했으나, 4년 전 베이징대회에선 중국에 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27일 열린 여자개인 예선 격인 랭킹라운드에서 64명 중 1위를 한 기보배와 2위를 한 이성진이 금메달 욕심을 내볼 만하다. 둘이 중도에 탈락하지 않으면 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
2010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윤옥희·주현정을 제치고 1위로 태극마크를 단 기보배는 메이저대회 개인전 우승에 목말라 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에 단체전 금메달을 따고도 개인전 8강에서 떨어졌고, 세계 1위였던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예선 1위로 오른 32강전에서 덴마크 선수한테 역전패를 당해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성진도 올림픽 개인전 우승이 간절하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개인전에선 박성현에게 시상대 윗자리를 내주고 은메달 단상에 올랐다. 2005년 세계선수권 단체·개인전을 휩쓸었지만, 어깨 부상에 시달리다 정작 2008년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지는 아픔도 겪었다.
최현주는 여자개인 랭킹라운드에서 21위에 그쳤으나, 비가 흩뿌린 단체전 결승에서 살아난 경기감각이 개인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보배와 최현주는 대진표상 4강에서 격돌할 수 있으며, 준결승에서 진 사람은 동메달 결정전에 나간다. 이성진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하고 나섰다. (부상과 대표 탈락 등)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단체전 금메달로 그 스트레스를 털어냈다”며 “개인전엔 큰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하겠다”며 마음을 추슬렀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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