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하게 움직인다. 천천히 손에 테이프를 감는다. 숨을 깊이 들이 쉰다. 매번 잡는 쇠막대이지만 항상 새롭다. 숨을 들이쉬고 가슴까지 바벨을 올린다. 4년전 베이징 하늘에 올라갔던 태극기가 떠오른다. 역도는 올림픽 메달이 남다르다.
지난 1948년 대한민국 이름으로 처음 출전해 처음 딴 메달이 역도의 동메달이다.그래서 역도는 올림픽의 선봉장이다.
장미란(29·고양시청)이 그자리에 있다. 전통은 이어간다.
“김성집 선생께서 딴 첫 메달의 자부심이 그대로 살아있다. 그 기운을 받아 런던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런던올림픽 개막 한달을 앞두고 그동안 국가대표의 좁은 문을 통과해 훈련을 해 온 태극전사들이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27일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태극 전사들은 런던에서의 승전보를 약속했다.
배드민턴의 ‘윙크보’이’ 이용대(24·삼성전기)는 “4년전 베이징 올림픽 남자복식 1회전에서 탈락했는데, 그동안 실패의 분석을 철저히 했다”면서 설욕을 다짐했다.
유도의 기대주 왕기춘은 “국민들의 큰 기대가 부담스러웠으나 많은 훈련으로 이제는 부담이 크지 않다”며 “기대해 주세요”라고 애교있게 말하기도 했다.
4년전 아쉬운 은메달에 매트를 쳤던 김재범은 “지옥훈련을 하지만 요즘은 감독님이 훈련과 휴식을 잘 조절해 주어 ‘천국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노리는 체조의 양학선(한체대)은 자신감에 넘쳤다. “강력한 경쟁자인 토마 부엘(프랑스)이 부상으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장 강력한 맞수는 ‘나’”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27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선수들은 기자회견이 끝난뒤 각 훈련장에서 훈련 모습을 미디어에 공개했다.
이번이 올림픽 출전 세번째인 태권도의 황경선은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이제는 몸통 공격이 아닌 장신을 이용한 화려한 얼굴 공격으로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의젓함을 보였다.
이기흥 선수단장은 “수영의 박태환과 피겨의 김연아처럼 안된다는 종목도 세계를 제패했다”면서 “선수들의 승전보로 국민들을 위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10개의 금메달을 따내 10위권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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