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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은 배반하지 않는다…태릉의 아침 여는 ‘금빛 함성’

등록 2012-06-26 20:00수정 2012-07-16 16:25

2012 런던올림픽을 한달 앞둔 26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운동장에서 유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폭풍 달리기를 하며 아침을 열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2012 런던올림픽을 한달 앞둔 26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운동장에서 유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폭풍 달리기를 하며 아침을 열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런던올림픽 D-30
유도국가대표 훈련장 가보니

100㎏ 거구가 줄타는 타잔처럼
이제부터는 체중과의 싸움
“보도 고맙지만 부담도 돼요“
“파이팅!” “빠샤!”

우렁찬 기합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26일 오전 6시 태릉선수촌 야외훈련장. 금메달 꿈 영그는 유도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이다. 런던올림픽을 한달 앞두고 심폐기능 강화를 위한 ‘400m 1분 안에 뛰기’ 훈련에 트랙은 금세 후끈 달아오른다. 1시간여가 흐르자 뺨을 스치는 바람에도 건장한 청년들의 구릿빛 근육에 땀이 탱글탱글 맺힌다. “졸린다”는 선수들의 투정에 김건우 코치가 수건을 건네며 다독이는 모습이 영화 속 장면처럼 뭉클하다.

유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 지난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남녀 유도에선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로 종합 2위를 차지했다. 런던올림픽에서는 금 2개(왕기춘, 김재범)를 포함해 메달 7개를 기대한다.

금의 재료는 땀. 유도 국가대표 선수들은 새벽, 오전, 오후로 나눠 하루 5시간씩 운동한다. 유도는 기울기 운동. 당기는 힘이 좋아야 해 주로 상체 운동에 집중한다. 10시30분에 시작하는 오전 운동도 상대방을 뒤집듯 고무줄 잡아당기기, 천장에 매달린 줄을 타고 올라가는 로프 운동, 40㎏ 남짓의 쇠공을 들어 올리는 덤벨 운동으로 어깨, 팔 힘을 키웠다.

여느 종목보다 강도 높은 훈련에 모두 날렵한 타잔 같다. 100㎏ 거구인 김성민 선수가 줄을 타고 순식간에 천장에 붙는다. 정훈 국가대표 감독은 “1주일씩 선수들 몸 상태에 맞게 운동 일정을 짠다. 올림픽 한달 전부터는 다치지 않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훈련에 비장함이 감돈다. “4년 전보다 체력이 떨어져 남은 한달간 끌어올려야 해요.”(왕기춘 선수) 가장 힘든 건 체중 조절. 최광현(-60㎏), 조춘호(-66㎏), 왕기춘(-73㎏), 김재범(-81㎏), 송대남(-90㎏), 황희태(-100㎏), 김성민(100㎏ 이상) 등 체급별로 경기해 길게는 올림픽 한달 전부터, 짧게는 1주일 전부터 체중 감량에 들어간다.

체중 조절에 들어가면 음식도 잘 못 먹는 선수들에게 정훈 감독은 사비를 털어 자라, 장어 등을 사 먹였다고 한다. 그래도 제 몸 생각하는 건 선수 자신들. 훈련 도중 조춘호 선수가 가져온 휴대용 산소 캔을 왕기춘 선수가 연신 흡입하며 묻는다. “이거 진짜 좋아?”

김재범은 “‘금메달 0순위’ 같은 기사를 보면 부담될까 봐 보지 않는다”고 했다. 정훈 감독은 훈련중에도 취재진의 전화를 연거푸 받았다. “죽겠다”고 했다. 취재진의 방문은 반갑지만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한 지상파 방송사에서 특집 프로그램 촬영차 종일 카메라를 비추었다. “올림픽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유도에 관심 가져 주세요.”(김건우 코치) 그러나 선수 들은 언론의 관심이 싫진 않은 모양이다. 프로그램 촬영차 온 걸그룹 씨스타의 보라가 등장하자 이 구릿빛 청년들은 순한 양이 되어 이날 훈련 중 가장 크게 웃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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